10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하이마트 잠실점. 일반 가전 매장에선 보기 드문 인테리어 내장재가 곳곳에 진열돼 있었다. 주방 가전 코너에는 가스레인지, 김치냉장고들 사이로 수전(수도꼭지)과 싱크볼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리뉴얼(재단장)한 잠실점은 총면적 3760㎡(약 1138평)의 국내 최대 규모 가전 매장이다. 롯데월드, 백화점과 연결된 상권에 위치해 있고, 약 700개 브랜드의 2만여개 제품을 선보인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PB(자체 브랜드) 제품부터 수천만원대 국내외 프리미엄 가전까지 폭넓게 갖췄다.
이번 리뉴얼 핵심은 체험 강화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과 차별화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와 상담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가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통합 상담을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파트 주요 평형과 구조를 고려해 공간과 예산에 맞는 가전을 제안하고, 내구재 구매와 설치까지 연계한다.
김보경 롯데하이마트 상품본부장은 "가전 구매가 집 안 공간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신규 입주는 줄고 아파트, 빌라 등 집을 고쳐 쓰는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빌트인(매립형) 가전 전문 인테리어 상담도 강화했다. 국내외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을 쇼룸 형태로 구성한 브랜드관에서는 실내 공간을 3D로 구현해 인테리어 상담부터 설치 일정 조율까지 진행할 수 있다. 냉장고, 레인지후드, 오븐, 와인셀러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모바일·카메라·영상·음향 등 취미 관련 코너 역시 단순 전시가 아닌 체험 중심으로 꾸몄다. 카메라는 캐논, 니콘, 파나소닉 등 브랜드별 전문관과 렌즈 등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 숍은 물론 카메라 동호인을 위한 문화 공간도 마련했다.
구매 전 체험부터 구매 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가전 라이프 평생 케어' 범위는 확장했다. 카메라와 모바일 기기를 사기 전에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렌털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제품을 충분히 경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김 본부장은 "동대문점에서 우선적으로 실시한 서비스인데, 고객들 반응이 좋아서 잠실점에도 도입하게 됐다"며 "젊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카메라 렌털 수요가 높고, 콘서트를 즐길 목적으로 줌 기능에 특화된 스마트폰 렌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소형 생활가전 중심이던 구독 서비스는 매트리스까지 확장했다. 향후 침대, 침구 등 라이프스타일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설치 가전이나 모바일 기기를 보상 판매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중·대형 점포 중심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리뉴얼한 22개점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올해는 구미, 군산, 울산 등 37개점 리뉴얼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연간 매출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460%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139억원으로 한 해 전(-314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체험형 매장 전환, PB 전략 강화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