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설탕 부담금'(설탕세) 논의를 띄우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유통가가 진행 중인 가당 음료 할인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수시로 진행하는 행사지만, 이 대통령 발언으로 시작된 설탕 부담금 논의와 맞물리며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코카콜라, 해태 등 캔 음료 7종을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페트(PET)나 팩에 든 오렌지, 사과 주스, 식혜 등에 대해서도 15~2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제로 콜라 등 무가당 제품이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비슷한 기간 이마트(139480)도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를 통해 음료 할인을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칠성사이다, 스프라이트, 코카콜라, 펩시 등 탄산음료 대용량 페트 단품에 대해 2개 이상 구매 시 전 품목 50% 할인을 적용했습니다.

창고형 할인점도 가세했습니다. 코스트코는 이달 8일까지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탐스 주스, 핫식스 등 음료 제품을 할인 판매합니다. 탐스 주스 오렌지, 포도맛(355㎖, 24캔), 칠성사이다(1.8ℓ, 6개)는 약 15%, 핫식스 더 프로 오리지널(355㎖, 18캔)은 약 25% 할인이 적용됩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설탕 부담금을 화두로 던진 만큼, 유통가가 일제히 음료 할인에 나선 모습에 소비자 이목이 쏠렸습니다. 대통령의 생리대 가격 부담 발언에 제조사는 물론 쿠팡, 이마트24 등 유통업계에서도 연이어 할인 행사와 가격 인하에 나선 사례와 비슷한 맥락으로 비친 것입니다.

설탕 부담금은 탄산음료와 같이 설탕이나 당류가 들어간 식료품에 부과하는 부담금입니다. 해외에서는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설탕 함량이나 최종 제품 무게 등을 기준으로 일정액을 이른바 설탕세(Sugar Tax) 명목으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엑스, 옛 트위터)에 "설탕 부담금 도입 여부에 대해 깊이 있고 냉철한 논쟁을 기대한다"고 썼습니다. 지난달 28일 첫 언급 이후 설탕 부담금 도입 의지를 재차 밝힌 것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세금'이 아닌 '부담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증세 논란을 피하는 한편, 추가 재원 확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부담금은 특정 목적과 용도를 전제로 조성되는 준조세 성격의 부과금으로, 정부는 이를 건강 증진 사업이나 의료비 부담 완화에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유통업계는 이번 할인이 사전에 기획된 행사로 설탕 부담금 논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담금 논의를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제도가 도입될 경우 가당 음료는 물론 제과, 가공식품 등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커져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저당·대체 당 시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몇 년 새 저당과 저칼로리, 설탕 제로(0) 식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대체 당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 과일이나 옥수수에 희소하게 들어 있는 당류입니다. 설탕 대비 70% 정도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제로에 가까운 게 특징입니다. 스테비아는 스테비아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입니다. 알룰로스와 마찬가지로 칼로리는 거의 없지만, 단맛은 설탕의 200~300배가 강합니다.

이 대통령의 설탕 부담금 발언 이후 관련 법안은 발의됐고, 국회에선 공론화가 시작됐습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12일 '설탕 과다사용부담금 국회 토론회'를 열고 제도 도입 필요성과 쟁점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가당 음료에 리터당 225∼3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