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패션·뷰티에 이어 한국 라이프스타일 소품이 외국인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조명, 식기류 등 이른바 집꾸템(집 꾸미기 아이템)으로 불리는 인테리어 소품을 중심으로 패브릭, 문구류 등 일상 잡화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더블유컨셉(W컨셉) 글로벌몰의 지난해 라이프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홈 인테리어 부문 매출은 80% 성장했다. W컨셉 글로벌몰은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역(逆)직구 플랫폼이다. 한국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확대가 실적에 반영됐다.

W컨셉 글로벌몰 홈페이지 캡처

특히 한국 토종 브랜드나 디자이너의 조명, 식기류 등 인테리어 소품이 해외에서 보기 어려운 개성 있는 디자인과 품질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콘텐츠에서 접한 한국식 인테리어를 본인의 생활 공간에 구현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항아리 조명이 대표적이다. 이는 전통 도자기 형태인 달항아리를 현대적인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어두울 때는 조명 역할을 하고, 낮에는 오브제(장식품)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달항아리가 지닌 복이나 풍요 같은 상징성도 외국인들 관심을 끌고 있다.

토종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70년 이상 타월(수건)을 연구해온 송월타월은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젊은 소비층과 외국인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자체 캐릭터 '타올쿤'을 개발하고, 외부 브랜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수건 소재를 활용한 의류, 주방용품 가방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한식을 즐기는 외국인 많아지면서 식기류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는 추세다.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구성된 수저 세트, 밥·국그릇, 술잔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장식용으로 소비됐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이 실생활에서 쓰기 위한 용도로 도자기 등 식기류를 찾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29CM가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 /권유정 기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무신사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편집숍 '이구홈 성수'는 개점 6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62만명을 기록했다. 이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월 평균 34%로 집계됐다.

이구홈 성수에서는 조명, 식기류 등 인테리어 용품 뿐 아니라 베개 커버, 파우치, 키링 등 패브릭 잡화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부피가 작고 휴대가 용이한 제품 특성상 기념품이나 선물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소비는 문구류 등 일상 소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트박스, 포인트오브뷰(Point of view) 등 문구점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아트박스의 경우 홍대, 명동, 성수 등 주요 상권 매장은 방문 고객의 70~80%가 외국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만 20곳 이상의 신규 점포가 문을 열기도 했다.

성수동을 대표하는 문구점으로 꼽히는 포인트오브뷰는 휴일에는 입장을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중 상당수는 외국인이다. 포인트오브뷰는 국내외 디자이너들의 펜, 노트, 다이어리 등 일상 문구부터 에코백, 카드, 엽서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2018~2025년 9월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 소비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였다. 1인당 소비금액은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대비 83% 증가했다. 단가는 낮아졌지만 구매 횟수는 124% 급증하며 전체 지출이 확대됐다. 한국에서 사는 물건의 개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