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몰리는 산업만 사는 시대다. 대표적으로 편의점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소비를 극대화하면 충분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사단법인 한국관광학회는 올해부터 관광산업 발전 트렌드를 키워드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한국 관광 트렌드가 대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9일 사단법인 한국관광학회는 올해 관광산업 발전 트렌드로 '레드 유니콘(R·E·D·U·N·I·C·O·R·N)'을 제시했다. 이는 발전 트렌드의 핵심어 10가지를 꼽아 만든 신조어다.
첫 번째 키워드를 대표하는 'R'은 '재생형 관광 전환(Regenerative Tourism for Regional Resilience)'이다. 지역이 주도하는 관광 콘텐츠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됐다. 두 번째 키워드를 대표하는 'E'는 내재화된 AI·디지털 관광 경험이 필요하다는 내용(Embedded AI & Digital Tourism Experiences)이 주축이 됐다. 세 번째 키워드를 대표하는 'D'는 외국인 국내관광(Inbound)과 국민 국내관광(Domestic)이 상호 자극하며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Domestic & Inbound Tourism Synergy)이었다.
그 밖에 초개인화·지능형 여행 운영체계(OS) 도입 확산, 지역관광의 글로벌 환대와 수용 태세의 표준화·고도화, 뷰티·의료관광 진흥과 연계한 통합형 웰니스 관광 육성 등을 제시했다. 발표를 맡은 허준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올해 뷰티 의료관광이 잘됐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를 더 고도화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관광학회는 매년 관광산업 발전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배경에 대해 허준 교수는 "올해는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대전환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10대 키워드는 국내 200명 이상의 관광학 교수급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트렌드가 아닌 정책 제언과 연결시킨 키워드를 발표한 배경에 대해서는 "트렌드 논의가 소비자에 집중될수록 현장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의제는 공백으로 남는다고 판단했다"며 "성장의 담론을 넘어 산업 체질과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를 마련한 서원석 한국관광학회 회장(경희대학교)은 "팬데믹 이후 한국 관광은 숙박과 쇼핑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했고 관광객 3000만 시대도 근접했지만, 이제는 관광의 체질을 바꿔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관광학회가 제시한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장과 정책이 함께 발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서 회장은 "방문객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저절로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관광의 내용과 구조를 뜯어고쳐 '소비의 고급화'와 '체류의 장기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융복합, 인공지능(AI),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