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NOL 씨어터 대학로'의 우리카드홀(대극장) 내부는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무대 조명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객석 중앙부에 모여 앉은 무대 엔지니어들은 컴퓨터 화면과 무대 위를 번갈아 응시하며 뮤지컬에 사용할 배경 음악과 적합한 조명을 찾고 있었다.
오는 30일 정식 개장을 앞둔 이 공연장은 지하 3층·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이 1584평(약 5236㎡)에 달해 대학로 일대에서 가장 크다. 지하 2~3층에 있는 935석 규모의 우리카드홀은 대학로 내 유일한 대극장이다. 지상 2~3층은 490석 규모의 중극장 '우리투자증권홀'이 들어섰다. 놀유니버스가 건물 전체를 임대했고, 놀유니버스의 자회사인 NOL 씨어터가 위탁 운영을 맡았다.
이곳 NOL 씨어터 대학로는 지난 10년간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해 대학로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곳이다. 2013년 '대학로뮤지컬센터'라는 이름으로 준공된 건물은 당시 대극장(1042석)과 중극장(528석), 소극장(287석) 등 2000여석의 대형 공연장으로 만들어졌다. 준공 당시 LG아트센터·충무아트센터 등에 이어 전국에서 6번째로 큰 규모로 지어져 화제를 모았다.
이 공연장은 2014년 창작 뮤지컬 '그날들'을 통해 개관했지만, 이후 시행사와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에 따른 유치권 등 법적 갈등이 불거지며 정상적인 대관·기획이 사실상 멈췄다. 결국 공연장은 2014년 '그날들' '발레선수' 두 작품만 겨우 무대에 올리고 장기간 공실·유휴 상태로 방치됐다.
이후 2021년 법원 조정 등으로 권리 관계 정리 움직임이 나오며 정상화 논의가 재점화됐고, 지난해 3월 두함지개발이 건물을 인수했다. 예전부터 이 공연장을 눈여겨보던 놀유니버스는 임대차 계약을 통해 10년 이상의 운영권을 확보했고, 약 1년간의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30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백새미 놀유니버스 엔터사업그룹장은 "대학로는 한국 공연 산업의 심장이지만 공연 인프라가 소극장 위주로 구성돼 있고, 제작·유통·마케팅이 분절돼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대극장을 갖춘 공연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NOL 씨어터 대학로를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NOL 씨어터는 NOL 씨어터 대학로를 포함해 블루스퀘어, NOL 씨어터 합정(구 신한카드 SOL페이 스퀘어), NOL 씨어터 코엑스(구 코엑스아티움), 소향씨어터(부산) 등 총 5개의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 극장들의 누적 관객 수는 156만명, 누적 운영 작품 수는 153개, 누적 공연 횟수는 1531회다.
놀유니버스는 약 10년간 방치된 NOL 씨어터 대학로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관객의 관람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기존 1042석 규모 대극장은 935석으로, 528석 규모 중극장은 490석으로 줄이며 관객 시야 각도를 최대한 확보했다. 287석 규모 소극장은 없애고 연기자들의 연습실로 전환했다.
차수정 놀유니버스 베뉴비즈니스 리더는 "객석 수가 줄어들면 제작사와 공연장 모두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관람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며 "10년 전 이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피드백과 그간 다양한 극장을 운영해 온 노하우를 집약해 NOL 씨어터 대학로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공연장 운영을 자사 플랫폼과 연결해 관객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여행·여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숙박 패키지와 결합한 공연 상품을 기획하고, 로비·카페·MD(기념품)·포토존을 작품 콘셉트에 맞춰 구성해 공연 전후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백 그룹장은 "지난 10여 년간 대학로의 침체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던 NOL 씨어터 대학로를 다시 개관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공연장이 대학로 공연문화의 새로운 상징이자 플랫폼과 공연예술인들의 상생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