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업계의 매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 대형 점포는 몸집을 키우는 반면, 수도권·지방의 중소형 백화점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핵심 점포에 집중하는 구조 조정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분당점. 올해 3월 폐점이 예정된 탓인지 오후 6시 퇴근 시간대에 찾은 매장은 썰렁했다.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가구 매장에는 직원들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비치된 브랜드 할인 매대에도 상품만 쌓여 있을 뿐, 구경하는 고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15일 저녁 6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롯데백화점 분당점. /권유정 기자

그나마 1층 로비와 지하 식품관을 오가는 고객들도 상당수는 쇼핑 목적보다는 백화점과 연결된 지하철역 유동 인구였다. 마침 진행 중인 수입 식품 할인 행사는 기획전이라는 설명과 달리 유통 기한을 고려한 재고 소진 성격이 짙어 보였다. 대부분 제품 유통 기한은 올해까지로, 날짜가 임박할수록 할인율이 높았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은 분당점을 비롯한 비효율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분은 수도권, 지방에 위치한 중소형, 노후 점포로 회사는 거점 대형 매장에 집중한다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앞세우고 있다. 연간 매출이 1조~3조원을 넘는 롯데 잠실점, 본점(명동), 부산 본점 등 핵심 점포 투자에 힘을 싣는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 개점한 분당점은 롯데백화점의 경기도 첫 점포로 한때 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이었지만, 근처에 현대백화점(069960) 판교점 등이 들어서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2024년 기준 분당점 매출은 1623억원으로 국내 주요 백화점 68개 점포 중 58위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오후 6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롯데백화점 분당점. /권유정 기자

이 같은 현상은 백화점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거점 대형 점포 매출 쏠림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의 실적 부진 점포는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재작년 NC백화점 서면점에 이어 지난해엔 그랜드백화점 일산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이 폐점했다. 점포 통합이나 리뉴얼(재단장) 작업도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주요 점포 경쟁력으로 꼽히는 명품 매장, 체험형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유치를 확대하고, 문화 프로그램이나 식음료(F&B) 매장, 팝업스토어 등을 쇼핑 외 즐길 거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전용 라운지, 고급 강좌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VIP(우수 고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 누적 매출을 봐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의 65개 점포의 매출 40조4402억원 중 상위 10개 점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49.8%로 절반에 달했다. 여기에는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 본점, 현대 판교점 등이 포함된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5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