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와서 서울에도 있는 매장을 왜 가야 하지?"

최근 CJ올리브영의 점포 전략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지역의 점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 특산물과 지역 이야기를 상품에 다양한 방법으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벅스가 앞서 선보인 전략과도 맥락이 같습니다. 스타벅스가 지났던 길을 올리브영도 지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픽=정서희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를 통해 지역 특화 기념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바다를 떠올릴 향을 담은 핸드크림과 배쓰밤(입욕제), 편백 스프레이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올리브영은 최근 지역 고유 자원을 브랜드 관점에서 재해석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엔 부산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입니다.

앞서 지난해 6월 올리브영 제주지점에서는 감귤과 청귤, 동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립밤과 샤워볼, 배스 밤, 핸드크림, 우산 등이 대표적입니다. 올리브영 강릉지점에서는 커피 전문점 테라로사와 협업해 바디스크럽(각질제거제), 센티드샤쉐(scented Sachet·향낭) 등을 개발해 판매해 왔습니다. 이런 지역 특화 기념품은 꼭 그 지역의 점포에 방문해야만 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올리브영이 선보인 라운드어라운드 제주 특화 상품. /올리브영 제공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히 지점을 확대하는 것으로 성장하는 것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나오는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10년 이후로 5년 단위 평균 지점 증가율은 45%에서 2.1%대로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곳곳에 이미 올리브영이 자리를 잡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지점을 확대할 만큼 했다면 그때부턴 통상적으로 충성도 있는 소비자를 더 많이 확보하는 전략으로 방향이 틀어지기 마련입니다. 제 발로 찾아오는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한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이유입니다.

이는 스타벅스가 2015년부터 지역 점포를 강조하고 지역 특화 메뉴를 선보인 것도 맥락이 같습니다. 스타벅스도 2010년 이후로 5년 단위 평균 지점 증가율이 21.6%에서 6.6%로 떨어졌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포를 단순히 늘리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면서 "이를 인식한 스타벅스는 선제적으로 움직였는데, 2015년부터 지역 점포 방문 이벤트를 시작했고 점포마다 배치해 뒀던 국내 도시를 표현한 굿즈도 2024년에 개편하면서 더 강화했다"고 했습니다.

올리브영은 먹거리에도 지역색을 입히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우도 땅콩 베이글칩, 제주감귤 빨미까레(겹겹이 쌓은 페이스트리)를 선보였고 부산에서는 씨앗호떡 달고나를 판매했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딜라이트프로젝트의 일환 중 하나인 베이글칩은 외국인 관광객의 올리브영 쇼핑 필수품으로 꼽히면서 외국인 구매 인기 브랜드 10위권 안에 들어오는데, 이 상품에 지역색을 입히면서 여행 기념품으로 만들었고 반응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스타벅스 더춘천의암호R점에서 판매하는 특화 음료 보랏빛 라벤더 티라떼.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앞서 스타벅스도 2016년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지역 특화 메뉴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더춘천의암호R점에서 강원도의 대표 특산물인 감자를 샌드위치로 재해석한 '춘천식 닭갈비&감자 치아바타 샌드위치'나 '감자 품은 마스카포네 케이크'나 보랏빛 라벤더 티라떼 등 특화 음료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더제주송당파크R점'에서는 '제주 비자림 리저브 콜드 브루'를, '더여수돌산DT점'에서는 '여수 바다 자몽 피지오'를 선보였습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들 음료는 일 평균 100잔 이상 판매되고 있습니다.

결국 올리브영과 스타벅스 사례에서 확인되는 점은 명확합니다.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오지만, 지역 특화 상품과 경험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전략은 장기적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 즉, 고객이 '찾아오는 경험'을 체험하도록 설계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앞으로 유통·외식업계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