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패션이 일본 시장에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까진 마르디메크르디, 마뗑킴, 디스이즈네버댓 등 MZ세대(1980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한 사람)가 선호하는 브랜드들이 한류 인기를 등에 업고 일본에 진출했다면 이제는 유아와 아동 패션브랜드까지 일본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모이몰른 일본 매장 전경. 사진의 배경은 루쿠아 오사카점. /한세엠케이 제공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세엠케이의 유아동브랜드 '모이몰른'이 일본 백화점에 속속 입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모이몰른의 일본 매출은 14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본 백화점 유아동 코너에도 속속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이몰른은 이세탄 교토, 한큐한신 우메다, 미츠코시 나고야에 입점했습니다.

일본 유아동복 시장은 백화점과 전문점, 온라인 채널로 유통이 이원화돼 있는데, 백화점 유아동관에 진출하는 것은 어려운 편입니다. 유아동복이라는 상품 특성상 안전성과 품질 기준을 까다롭게 살피기 때문입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재, 봉제 완성도, 착용감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까지 따지는 일본 소비자의 특성상 유아동 브랜드는 특히나 해외 브랜드가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분류된다"면서 "프랑스나 영국 등이 아니고서는 승부를 내기 어려운 시장으로 불렸다"고 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모이몰른이 '합리적인 프리미엄'을 파고든 것이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배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프리미엄'은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도 같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일본 유아동 시장은 사실 유니클로 키즈·베이비나 미키마우스(Miki House)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유니클로 키즈·베이비가 가격 경쟁력과 기능성 소재를 앞세운 데일리웨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면 미키마우스는 화려한 디자인과 고가 정책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모이몰른은 미키마우스만큼 비싸진 않지만 북유럽풍 감성을 담은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색감과 패턴, 실루엣의 변주를 주면서도 편한 옷으로서 균형감을 잡았고 가격도 고가와 저가의 중간 어딘가로 책정한 것이 소비자 반응을 끌어낸 것 같다"고 했습니다.

파션업계에서는 모이몰른의 성공을 두고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은 K패션의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둡니다. 그간 일본에서 K패션은 스트리트·컨템포러리 중심으로 인지도를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마뗑킴, 앤더슨벨, 이미스, 노이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주 소비자층이 MZ세대에 국한돼 있었습니다.

K패션이 한류를 제외하고도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모이몰른을 K패션이라고 인식하고 소비에 나서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국내 패션업계의 일본 진출이 한류에만 의지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바라볼 만하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