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069960)이 최근 광주광역시 첫 초대형 복합 쇼핑몰 '더현대 광주' 착공에 나선 가운데, 기존 지역 백화점 사업자인 신세계(004170)와 롯데의 대응 전략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세계 광주점은 대규모 복합 개발 사업과 공격적인 브랜드 유치로 정면 승부를 예고한 반면, 롯데 광주점은 뚜렷한 리뉴얼(재단장)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습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광주점은 4월 중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CELINE)와 국내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동시에 입점시키며 명품과 컨템포러리·캐주얼을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번 입점은 두 브랜드 매장이 광주에 들어서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신세계 광주점은 지난해에도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BVLGARI), 미국 명품 브랜드 톰 브라운(THOM BROWNE) 등을 차례로 입점시키며 명품 라인업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업계에선 신세계 광주점이 더현대 광주 개장을 대비해 주요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유치하며 충성 고객 선점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2028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총 2조원을 투자해 더현대 광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모델을 광주에 이식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더현대 광주는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인 3만2364㎡(약 9790평) 공간에 연면적 27만2955㎡(약 8만2568평) 규모로 들어섭니다. 영업 면적은 10만890㎡(약 3만519평),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로 더현대 서울보다 1.45배 큽니다. 건물 설계에는 세계적인 듀오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참여했습니다.
더현대 광주와 경쟁이 예고된 신세계 광주점은 현재 광주 지역 1위 백화점 사업자입니다. 광주점은 전국 신세계백화점 중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본점, 대전 아트앤사이언스점에 이어 매출 6위권을 꾸준히 기록해 왔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8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전국 65개 백화점 가운데 15위를 기록했습니다.
광주 패권을 쉽게 내줄 수 없는 신세계는 2030년 개장을 목표로 광주신세계백화점 인근 광주 종합버스터미널과 유스퀘어 일대를 재개발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이는 기존 버스터미널을 지하화하는 동시에 백화점을 확장하고, 호텔과 문화 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총사업비는 2조9000억원, 사업 대상지는 10만1150㎡에 달합니다. 현재 신세계는 광주시와 사업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입니다.
이처럼 신세계가 광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반면, 롯데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없습니다. 롯데 광주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습니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롯데 광주점의 매출액 순위는 최근 몇 년간 40위권 초반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1998년 문을 연 롯데 광주점은 광주 백화점 가운데 매장 부지가 가장 넓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롯데시네마도 입점해 있어, 한동안 광주 지역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광주시청과 전라남도청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며 광주점이 위치한 구도심이 점차 쇠퇴했고, 신세계 광주점이 있는 광산구 인근이 신도심으로 발전하며 롯데 광주점은 지역 1위 점포를 내주게 됩니다. 광주점은 지난 2020~2021년 식품·패션·리빙 매장을 전면 리뉴얼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잠실점, 인천점, 노원점 등 핵심 점포에 리뉴얼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점에 추가 투자 여력을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전국에 31개 점포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 거래액의 절반가량이 상위 몇 개 점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광주점에 추가 투자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롯데쇼핑 차원에선 광주 수완지구에 있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리뉴얼 투자 계획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