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올해 유통주의 최고 선호주로 신세계(004170)현대백화점(069960) 등을 꼽고 있다.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추세에 더해 일본과 중국 간 갈등으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 소비자들의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위), 롯데백화점 잠실점 전경. /각 사 제공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신한투자증권은 백화점 업종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쓴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분기부터 백화점 구매력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고 이런 흐름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이나 상상인증권 등에서도 비슷한 전망 보고서를 냈다.

가장 큰 이유는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1450~146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평균 원화 환율은 1422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평균 원화 환율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증권가에서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상승 효과가 내국인의 해외 소비 제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환율 부담에 해외보다 국내에서 소비에 나설 것이란 뜻이다.

국내 주식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도 백화점 관련 소비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5000선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1년 전 대비 80%가량 올랐다. 1년 전 코스피지수는 2500선이었다. 대한민국 '국민 주식'으로 불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한 것도 이유다. 지난 1년새 삼성전자(005930)는 5만원대 주식에서 13만원대로 올랐다. SK하이닉스(000660)도 16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4배 넘게 올랐다. 김혜미 애널리스트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에 따라 내국인의 소비심리 개선도 기대된다"고 했다.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중국인들이 여행지로 일본 대신 한국을 고를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지난 7일까지 방중 일정을 소화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앞선 일본에 비해 환대받은 상황에서 한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커서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심화하는 분위기다.

일본 백화점 매출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명품 소비를 위해 찾는 일본 긴자 거리의 백화점 중 하나인 일본 마쓰야 백화점이 대표적이다. 지난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쓰야 백화점의 지난해 12월 긴자 본점 매출은 전년 대비 1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이유로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요청 영향으로 면세 매출이 크게 줄어든 사실이 꼽혔다.

반면 국내 백화점의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4~5%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비중이 올해 6%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명동·강남 등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백화점이 '경험 중심 소비'와 '구매 다양성' 측면에서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소비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