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 업계에서 자체 할인 행사를 매월 정례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업체만의 고유 행사를 브랜딩하고, 이를 매달 반복 진행해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려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언제 사면 싸다"가 명확해지고, 기업 입장에선 "언제 오게 만들지"가 선명해집니다.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은 정기 할인 행사로 고객의 구매 루틴을 형성해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모습입니다.

그래픽=정서희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자체 할인 행사 '통큰데이'를 월 1회 정기 할인 행사로 운영합니다. 통큰데이는 시즌 대표 신선·가공 먹거리, 생활 필수품 등 전 카테고리에 걸쳐 최저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황금연휴 등 특정 시기에만 진행돼 왔습니다.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롯데마트·슈퍼 전 점포와 롯데마트 맥스(MAXX), 롯데마트 제타(ZETTA)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통큰데이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달 행사는 지난 1~4일 진행됐고, 내달부터 매월 통큰데이 기간을 별도 공지할 예정입니다.

이마트(139480)는 작년 1월부터 진행해 온 정기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 규모를 올해부터 대폭 키웁니다. 지난해에는 주말을 중심으로 3~4일간 진행했지만, 올해는 7일로 기간을 늘리고 행사 대상 품목도 30% 이상 확대합니다. 행사 채널도 전국 이마트 매장뿐만 아니라 이마트에브리데이, 노브랜드 전문점 등으로 늘어납니다.

이달 1~7일 진행된 이마트의 '고래잇 페스타' 포스터. /이마트 제공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G마켓·옥션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1~3일을 'G락페(G마켓 질러락 페스티벌)' 기간으로 명명하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시즌 인기 상품을 엄선, 한정 수량으로 업계 최저가 수준까지 가격을 내리는 콘셉트입니다. G마켓은 매달 서로 다른 유명 가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G락페를 각인시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처럼 유통 업체들이 월 단위로 할인 행사를 정례화하는 가장 큰 배경은 충성 고객 확보에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주기마다 돌아오는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이 그날을 자연스럽게 쇼핑일로 기억하고 자사 채널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런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고래잇 페스타는 4월과 11월을 제외하고 총 10회 진행됐는데, 행사 기간 총 2300만명의 고객을 유치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2%까지 늘었습니다. G마켓·옥션도 'G락페' 기간 플랫폼 방문자 수가 20% 이상 상승하고, 고객들을 위해 준비한 할인 쿠폰이 조기 마감되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업체 입장에선 정기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제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하고 가격을 낮추기도 쉬워집니다. 행사일이 정해지면 사전 발주와 재고 배분, 센터 입고 등을 손쉽게 계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행사 기간 흥행이 보장된다면, 납품사들과 가격 협상도 유리하게 펼칠 수 있습니다.

11번가의 2026년 1월 '월간 십일절' 프로모션 이미지. /11번가 제공

이런 '정기 프로모션'의 국내 원조 격은 11번가입니다. '매달 11일은 십일절'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11번가를 대표하는 프로모션이 된 '월간 십일절'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시작됐고, 매달 11일을 전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11번가는 매달 십일절 기간 할인 쿠폰을 선착순 발급하며, 구매 고객 응모를 통해 경품을 추첨하는 등의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월간 정기 할인' 흐름이 당분간 더 강해질 것으로 봅니다. 경기 침체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결국 가격인데, 정기적인 할인 행사는 가격 혜택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례 할인 행사가 보편화될수록 차별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 상품을 적극 유치하고, 할인율을 최대한 높이는 등 플랫폼이 가진 제품 조달 경쟁력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