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의 뷰티 라인인 '발렌티노 뷰티(Valentino Beauty)'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2022년 국내 공식 론칭한 후 약 4년 만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렌티노 뷰티를 전개하는 로레알코리아는 최근 한국 내 발렌티노 뷰티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백화점 매장은 문을 닫았고 공식 온라인몰은 올해 상반기 중 종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렌티노 뷰티는 지난 2022년 3월 서울 한남동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브랜드 고유의 강렬한 레드와 핑크 색상을 앞세운 '고 쿠션', '로쏘 발렌티노 립스틱' 등 감각적인 패키지로 출시 초기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본점에 정식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 럭셔리 뷰티 시장의 신흥 강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공격적인 진출 초기와 달리, 실제 유통망 확장에는 난항을 겪었다. 샤넬·디올·입생로랑 등 전통적인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이 장악한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샤넬·디올·입생로랑 뷰티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에 모두 입점해 있지만, 발렌티노 뷰티는 롯데백화점에서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 왔다. 백화점 유통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와 장기 운영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 뷰티 브랜드 간의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발렌티노 뷰티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을 더 확장하지 못하고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가성비와 효능을 앞세운 케이(K)뷰티 브랜드들이 시장을 장악하며 외산 명품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K뷰티 브랜드들이 럭셔리 브랜드 못지않은 제품력과 감각적인 패키지를 선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명품 뷰티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2년 사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의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인 프레쉬(fresh), 로레알의 슈에무라, 메이블린 뉴욕 등 굵직한 해외 브랜드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접었다. 고가의 로고 마케팅보다 실용적 소비를 중시하는 국내 트렌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도 철수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럭셔리 소비층의 브랜드 선호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로레알 그룹 차원에서 효율성이 낮은 브랜드를 정리하고 핵심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명품이라는 이름만으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로레알 그룹 차원에서도 효율성이 낮은 브랜드를 정리하고 핵심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