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에 TV 시청자 수 감소 및 송출 수수료 상승 등 악재가 누적되면서 주요 홈쇼핑사의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쇼핑업계는 악재 극복을 위해 AI(인공지능) 시스템 도입,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활용뿐 아니라 오프라인 진출, IP(지식재산권) 기반 협업에 나섰다.

그래픽=정서희

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올해 매출액이 3조76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GS리테일 내 홈쇼핑 부문 매출은 1조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할 전망이다.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매출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 부문의 올해 매출은 1조513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4% 감소할 전망이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롯데쇼핑 홈쇼핑 부문의 매출은 9270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보다 0.2%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 감소할 전망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있는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Coasis) 매장 전경. /현대홈쇼핑 제공

이에 홈쇼핑업계는 오프라인 시장 진출 등으로 활로를 마련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를 선보였다. TV홈쇼핑의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앞세워 오프라인 뷰티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 매장은 800여 종의 뷰티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TV홈쇼핑이나 현대H몰을 통해 선보인 뷰티 상품뿐 아니라 코아시스 전용 기획 상품도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VIP 전용 오프라인 체험 프로그램인 'VIP 컬처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은 IP 기반 상품을 중점으로 여러 분야와 협업에 나섰다. 스포츠(KBO), tvN 드라마, 글로벌 캐릭터 IP 등을 통해 신규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CJ온스타일은 전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현대미술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풋웨어 브랜드 '오하나 하타케'를 국내 단독으로 선보였다. VIP 모녀 30여 명을 초대한 미니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고객 취향이 세분화되며 영향력 있는 IP 기반 상품의 가치는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GS샵은 올해 '르네크루', '쏘울', '분트로이' 등 자체 패션 브랜드(PB)를 앞세워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단독 브랜드 '코어 어센틱'의 올해 주문액은 8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0% 증가했다. 또 다른 단독 브랜드 '라삐아프'는 주문액 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롯데홈쇼핑 에이글 팝업스토어 매장 이미지.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은 ▲브랜드 독점 판권 ▲자체 개발 '벨리곰' 캐릭터 및 셀럽, 아티스트 등 IP 기반 사업 확대 ▲사내 벤처를 통한 신사업 발굴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독점 판권을 확보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AIGLE(에이글)' 등 국내외를 잇는 채널 역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패션 수요가 높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패션 거리에서 에이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기도 했다. 내년에도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등을 통해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올해 TV 시청자 감소와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경쟁 심화, 송출 수수료 부담이 겹치며 실적 개선이 정체됐다"며 "고효율 상품 중심의 운영과 모바일 중심 채널로의 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