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신라, 신세계면세점이 반납한 면세 사업권 재입찰에 나선 가운데 국내 4사(신세계·롯데·신라·현대)가 눈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없는 롯데면세점 참여가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이날 오전 DF1·2(화장품·향수·주류·담배) 면세 구역 입찰과 관련한 사업 설명회를 진행한다. 설명회가 끝나면 현장 투어도 예정됐다. 지난 11일 입찰 공고 개시 후 일주일 만이다. 입찰 제안서 제출일은 내년 1월 20일이다.
국내 4사는 모두 지난 16일 설명회 참가 신청을 마쳤다. 설명회를 듣는 것이 향후 입찰 참가로 반드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공사나 경쟁사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4사 모두 입찰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재입찰이기 때문에 질의응답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공사 측에 눈도장을 찍고, 경쟁사 참여 현황을 파악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명회가 입찰을 위한 필수 전제는 아니지만, 의사가 있다면 대부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예정된 입찰 참가가 거의 확실시되는 사업자는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는 2023년 입찰 경쟁에서 신라와 신세계, 현대에 밀려 공항 재입성 기회를 노려왔다. 당시 낮은 가격을 적어낸 것도 문제지만, 과거 사업권 반납 이력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위약금을 물고 사업권을 반납한 신라나 신세계도 가격 등을 감안하면 재입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객당 임대료 체계는 유지된 한편, 입찰 예가(최저 수용 가능 객당 임대료)는 2023년 입찰 때보다 DF1·2 구역이 각각 5.9%, 11.1% 낮아졌다.
다만, 과거 롯데처럼 입찰 가격이 아닌 사업 능력 평가에서 철수 이력이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중장기 면세 업황이나 내부 사업 재편 흐름에 맞춰 무리해서 입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면세점 역시 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DF5(럭셔리 부티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만큼,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사업자 외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태국, 프랑스 등 해외 업체가 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