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동조합(노조)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쿠팡지회(쿠니언)는 전날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쿠니언은 쿠팡 본사 사무직을 중심으로 전 계열사 임직원을 포괄하는 쿠팡그룹의 노조다.

16일 서울 시내 한 쿠팡물류센터에 정차된 배송차량. /뉴스1

노조는 "책임 있는 사태 해결이 아니라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태는 장기화되고 있으며, 기업의 위기가 증폭돼 그 불안이 직원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며 "회사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최고책임자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김범석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거나 실무진에 전가하지 말고,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로서 직접 고객과 직원 앞에 나서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입장 발표나 법률적 표현이 아닌,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명확하고 공개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회사가 피해 고객에 책임 있는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과정과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된 보상 방식을 제시하라"면서 허술한 보안체계에 전면적인 점검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직원들의 고용을 보호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부담이 직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대규모 구조조정 또는 인력 감축 등이 시행될 경우, 사태의 책임을 현장 노동자와 사무직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불이익이 임금, 평가, 고용 안정 등 직원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