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회원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쿠팡 자회사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서비스를 운영하는 음식점 점주들은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쿠팡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1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닷새 만에 이용자가 200만명 이상 줄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쿠팡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594만746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일간 이용자를 기록한 지난 1일 1798만8845명에 비해 약 204만명 줄었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DAU 309만5641명을 기록해 전주보다 0.24% 감소했다.

쿠팡이츠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직접 유출된 건 아니다. 하지만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멤버십의 경우 쿠팡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 고객들도 상당수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이츠에 등록된 샌드위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홍모(35)씨는 "과거 쿠팡이츠 배달원 개인정보 유출 당시에는 배달원 정보라 영업에 큰 여파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와우멤버십 해지, 회원 탈퇴 등이 이어지면서 영향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쿠팡이츠 배달 주문이 평소보다 30% 정도 줄었다"고 했다. 양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33)씨는 "쿠팡 와우멤버십을 탈퇴하면 쿠팡이츠 무료 배달도 이용할 수 없다. 주문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라며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주문 비율이 5대 5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눈에 띄게 배달의민족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쿠팡이츠 고객 이탈 문제에 대한 호소가 이어졌다.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로 쿠팡이츠 주문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신 그만큼 배달의민족 등 다른 앱에서 주문이 늘어난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쿠팡이츠 주문이 4일부터 아예 들어오질 않는다. 불매 영향이 있는 것인가"라는 게시글에는 "3일째 쿠팡이츠 주문 0건"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앞서 2021년 쿠팡이츠 배달원 13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2023년에는 쿠팡 판매자 전용 시스템 '윙' 내 주문자·수취인 2만2000여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쿠팡은 총 16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쿠팡이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될 경우 그 피해가 수수료 증가 등을 통해 배달 점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식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적지 않은 과징금이 나올 분위기인데 향후 수수료가 오르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며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고 싶어도 이미 병행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1인 가구 주문 수요를 겨냥한 '한 그릇 서비스'를 강화하고, 파트너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 대표는 지난 8일 '2025 배달의민족 파트너 페스타'에서 "배달의민족 이용 점주인 파트너들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과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