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 지하 1층 식료품 전문 매장 '팬트리'에 파프리카, 오이,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가 진열된 모습. /정재훤 기자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 지하 1층 신선식품 진열대. 패션 매장의 쇼윈도처럼 개방된 공간에 진열된 다채로운 색깔의 과채류가 밝은 조명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SSG푸드마켓 청담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이 매장을 지난 2023년 11월 폐점하고, 약 2년 간의 리뉴얼(새단장)을 거쳐 이날 새롭게 선보였다. 이름에 붙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문을 연 강남점의 프리미엄 식품관에서 처음 선보인 브랜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식품관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청담 지역 상권에 맞춰 내부를 재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백화점 외부에 프리미엄 식품관을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지하 1층 식품관 '트웰브(TWELVE)' 내부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은 장보기에 초점을 둔 기존 식품관을 넘어, 도심 속에서 머무르며 취향을 발견하는 '체류형 리테일 공간'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하 1층에는 신세계가 새롭게 선보이는 식품관 '트웰브(TWELVE)'가 들어섰다. '패션 매거진 같은 식품관'을 표방한 트웰브는 마치 패션 매장처럼 대표 상품을 별도 진열하고, 상품의 색상과 소재가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진열하는 방식을 식료품에 도입했다.

지하 1층의 식료품 전문 매장 '팬트리'는 엄선된 웰니스(Wellness) 그로서리 6000여 종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식품팀 MD(상품 기획자)들이 지난 2년간 해외 식품 박람회를 돌아다니며 단독 소싱(조달)한 제품들도 다수 진열됐다. 아보카도, 치아시드, 블루 옥수수 등 수퍼푸드를 엄선해 만든 영국 프리미엄 스낵 브랜드 '미스터 프리드', 100% 천연 유기농 재료를 활용해 고단백, 저혈당 맞춤형 시리얼 브랜드 '홀리' 등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상품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고객들을 위해 트웰브가 개발한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선보인다. 단백질, 식이섬유, 유산균을 담은 웰니스칩을 비롯해 미쉐린 스타 셰프와 협업한 오가닉 우유와 요거트, 비멸균 원유를 활용해 만든 트웰브 버터까지 총 40여 종으로 폭넓게 마련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 지하 1층 식료품 전문 매장 '팬트리' 내 과일 진열대. 벽면의 통유리창을 통해 바깥 중앙정원의 계절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정재훤 기자

팬트리 매장 한쪽 벽면에는 바깥 중앙정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유리창도 있다. 박현범 신세계백화점 식품기획팀장은 "통상 백화점에는 유리창이 없지만, 이곳은 과감하게 유리창을 내고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리창 밑 진열대에 제철 식재료를 함께 배치하는 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지하 1층에는 '트웰브 원더바(TWELVE WONDER BAR)'라는 스무디 바가 입점했다. 이곳에선 인삼, 마카, 햄프시드, 케일 등 영양이 풍부한 재료를 즉석에서 갈아 만든 스무디와 착즙 주스 40여 종을 판매한다.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델리 전문 매장'도 고급화했다.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국내산 제철 재료를 바탕으로 한식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발효:곳간'이 입점했다. 다른 델리 매장인 '트웰브 키친'에서는 세계 각국의 인기 메뉴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해 샐러드, 그릴 요리, 라이스볼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취향대로 메뉴를 조합해 900여 종에 달하는 '나만의 접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 지하 1층의 델리 코너 '트웰브 키친'에서 판매하고 있는 각종 음식들. /정재훤 기자

지상 1층은 패션, 주류, 다이닝 등 현대인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주류 전문 매장 '클리어(CLEAR)'는 화이트 와인, 샴페인, 사케 등 요즘 인기가 많은 '투명한 술'을 위주로 선보인다. 특히 사케는 국내 고급 초밥집 등을 통해 주로 유통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지만, 이곳에선 160여 종을 다룬다.

클리어 매장 내부에는 고급 가이세키 요리를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8좌석 한정 히든 다이닝 레스토랑 '모노로그'도 입점했다. 이 밖에도 지상 1층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 여성복 브랜드 '자아' 등도 들어섰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은 신세계가 생각하는 삶·취향·일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리테일 공간"이라며 "고객이 이곳에서 더 편안하고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