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미국 현지 로펌이 쿠팡 모회사 쿠팡Inc를 상대로 증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그래픽=정서희

5일 미국 매체 비즈니스와이어에 따르면 현지 투자자 권리 전문 로펌인 'DJS 로 그룹(DJS Law group)'은 최근 쿠팡Inc를 상대로 증권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적시에 충분히 제공했는지 ▲미국 증권법상 중요 사실 누락이나 허위·과장 공시에 해당하는 요소가 있었는지 등 핵심 쟁점을 살펴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경찰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해킹 가능성과 시스템 취약성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DJS 로 그룹은 미국에서 증권·기업 지배구조 관련 집단 소송을 수행해 온 로펌이다. 최근에는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군사용 통신 보안 취약성 논란과 관련, 투자자 공시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이번 쿠팡Inc 관련 조사는 법원에 정식 소송이 제기된 단계는 아니다.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 로펌이 집단 소송에 앞서 법적 쟁점과 피해 규모를 사전 조사한다. 이후 이를 언론 매체를 통해 원고 모집 공고를 올린다. 향후 집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둔 초기 단계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집단 소송이 본격화할 경우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Inc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사전 조사 단계지만, 공시 적정성 논란이 커지면 기관투자자들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 비중 조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플랫폼·정보기술(IT) 기업 전반에서 보안을 핵심 리스크로 인식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