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이하 트레이더스)이 당일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관련 업계 1위 코스트코를 추격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당일 배송 서비스 운영을 약 1년 만에 종료하며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돌아섰지만, 트레이더스는 당일 배송 권역과 제품군을 확장하며 서비스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그룹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 중인 특가 행사 '22 Week'에서 트레이더스 대용량 신선·가공식품의 당일 배송 품목을 확대했다. '고래사 국탕용 종합어묵', '사조 안심따개 참치', '온리넛츠 하루견과' 등 인기 대용량 상품이 배송 대상에 포함돼 행사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SSG닷컴에서 배송 운영 중인 트레이더스의 각종 제품들. /SSG닷컴 홈페이지 캡처

SSG닷컴은 지난해까지 각종 가공식품과 공산품, 자체 브랜드(PB) 'T스탠다드'를 중심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배송 권역이 전국 트레이더스 점포 인접 지역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SSG닷컴은 올해 2월 수도권 트레이더스 택배 배송을 CJ대한통운(000120)의 '오늘 오네(O-NE)'로 전환하며 당일 배송 권역을 수도권까지 확대했다. 이와 동시에 대용량 축산물, 과일, 베이커리 등 각종 신선 상품도 당일 배송 대상으로 포함했다. 무료 배송 기준 금액도 12만원에서 9만원으로 인하해 접근성을 높였다.

현재 SSG닷컴은 지역별로 오전 11시~오후 1시 30분까지 주문 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문일로부터 최대 3일까지 지정일에 예약 배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마트와 협업해 트레이더스 배송 권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SSG닷컴이 배송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는 반면, 코스트코는 최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종료하며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싣고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9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제공 중인 당일 배송 서비스 '세임 데이(Same-Day)'를 국내에 도입했다. 자정(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온라인몰에서 7만5000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이 배송비 9900원을 내면 당일 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서비스 개시 약 1년 만인 올해 8월 1일부터 세임 데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간에 당일 배송 조건 금액을 4만9000원으로, 배송비를 7500원으로 낮추면서 서비스 경쟁을 펼쳤지만, 트레이더스를 비롯해 쿠팡, 컬리 등과의 대결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트코는 현재 최대 3일이 소요되는 일반 배송 서비스만 제공하며, 신선식품은 배송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일 배송 서비스 '세임 데이(Same-Day)'의 종료를 안내하는 코스트코 안내문. /코스트코 홈페이지 캡처

비록 당일 배송에서는 물러났지만, 유료 회원제에 기반한 높은 고객 충성도는 여전히 코스트코의 강점으로 꼽힌다. 코스트코 연회비는 혜택에 따라 최소 3만8000원, 최대 8만6000원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025년 회계연도(2024년 9월∼올해 8월) 매출 7조3220억원, 영업이익 25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16.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47%로 집계됐다.

트레이더스도 체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 트레이더스 실적은 매출 2조8674억원, 영업이익 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26.9%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3.93%로 코스트코를 상회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트코와 달리, 트레이더스는 별도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누구나 쇼핑할 수 있다. 별도 멤버십이 있기는 하지만, 가입 고객에게 회원 전용 할인, 포인트 적립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만 운영된다.

매장 수 측면에서는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를 앞질렀다. 코스트코는 1994년 영등포구 양평동에 첫 지점을 냈고, 현재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출발은 2010년으로 코스트코보다 16년 늦었지만, 지금은 점포 수가 24개로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점포가 없는 지방 도시 위주로 추가 출점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