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찾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광장에는 경쾌한 캐럴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광장 중앙에는 13m 길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솟아 있었고, 그 옆에는 회전목마가 반짝이는 조명을 흩뿌리며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20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이곳에서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를 진행한다. 개장을 하루 앞두고 현장 스태프들은 곳곳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19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광장에 조성된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장 전경. / 정재훤 기자

롯데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는 유럽 정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잠실에 재현한다는 목표로 2023년부터 시작됐다. 첫해는 24만명, 지난해는 40만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겨울철 잠실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행사 면적을 지난해보다 약 10% 늘린 800평 규모로 확대했다. 광장에는 13미터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비롯해 인공 눈을 분사하는 '스노우 샤워', 한 번에 30명가량이 동시 탑승 가능한 '2층 회전목마' 등이 들어섰다. 행사장을 둘러싼 이벤트 부스는 총 51개로 선물, 식음료(F&B), 체험형 상점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됐다.

올해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장 입구는 롯데월드몰 출입구와 인접한 곳으로 배치됐다. 행사장 방문을 위해 잠실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내부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광장에 조성된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의 야간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이러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비롯해, 잠실 지역에서 진행되는 여러 행사는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잠실 타운화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잠실 일대는 사계절 각기 다른 행사가 열리며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3월마다 석촌호수와 연계한 벚꽃 축제를, 5월에는 인기 IP(지식재산권) 포켓몬스터와 협업해 '포켓몬타운' 행사를 진행한다. 또 10월 가을엔 송파구 일대를 달리는 러닝 행사 '스타일런'이 열린다.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오프라인 유통의 활로를 찾고 이커머스(전자 상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백화점과 명품관, 쇼핑몰을 비롯한 잠실 일대를 '롯데타운 잠실'로 명명하고 콘텐츠 개선과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봄철 벚꽃이 만개한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전경. /롯데월드 제공

이를 위해 그룹은 지난 2021년 롯데월드몰 운영권을 롯데쇼핑(023530)에 넘기며 롯데백화점 주도로 대대적인 쇼핑몰 개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를 합친 말) 소비층을 겨냥해 애플스토어, 아더에러, 마르디메크르디, 이미스, 하고하우스 등 플래그십 매장을 대거 입점했다. 각종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와 포토존도 곳곳에 배치했다. 최근 2년간 롯데월드몰에 신규 입점하거나 리뉴얼(새단장)을 진행한 매장은 100여개, 진행한 팝업은 600개가 넘는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잠실 지역 계열사 간 시너지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잠실에는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잠실점 본관 및 에비뉴엘관(명품관)을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호텔 월드·시그니엘 서울 등이 모여 있다.

롯데그룹은 쇼핑부터 관광, 문화, 숙박 등을 한 지역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잠실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롯데월드타워의 123층 전망대 '서울스카이'는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옆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아쿠아리움도 연계 방문 효과가 크다.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롯데쇼핑 제공

또 롯데월드몰과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 관광객들은 같은 건물에 있는 공연장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하거나, 롯데뮤지엄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5성급 롯데호텔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이 같은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명품관과 대형쇼핑몰을 포함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매출액은 지난 2021년 1조7973억원에서 지난해 3조50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본관을 전면 리뉴얼(재단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오는 2027년 매출 4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잠실이 글로벌 복합 테마 단지로 성장하도록 견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