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캠핑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관련 기업 실적이 부진하다. 차박(차를 활용한 캠핑)과 글램핑(텐트 설치가 필요 없는 캠핑) 등 관련 용품이 덜 필요한 캠핑 스타일이 트렌드가 되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업체를 통한 해외직구 시장이 커진 탓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 소재 청량산 수원캠핑장. /뉴스1

16일 한국관광공사의 캠핑장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개업 캠핑장 수는 371개였다. 전년 동기(466개)보다 20.4% 줄었다. 2년 전(515개)보다는 28% 줄었다. 반면 폐업 캠핑장 수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54개에서 올해 같은 기간 61개로 13%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캠핑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캠핑에 입문하는 인구가 늘어 캠핑 소비 규모는 2022년 5조2000억원에서 2023년 6조9000억원으로 커졌다. 그러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차박과 글램핑 등 관련 용품 필요성이 적은 캠핑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용품 수요가 줄었다. 알리와 테무 등 해외 직구 플랫폼으로 용품 구입 수요가 이동한 사실도 악영향을 미쳤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 직구 거래액은 2024년 7조95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일례로 국내 캠핑업계가 제작한 캠핑 테이블은 3만원대부터 10만원대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테무에서는 비슷한 제품이 1만5000원대에 판매된다. 마니아층에서는 기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저렴한 용품이 입소문을 탄다.

이에 따라 국내 캠핑용품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다. 코베아는 국내 캠핑 및 아웃도어 용품 시장을 선도한 브랜드다. 가스버너로 출발해 텐트, 랜턴 등 다양한 용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액 202억3284만원으로 직전 해인 2023년(207억2358만원)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6억원에서 2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꾸준한 신제품 출시, 캠핑 페스티벌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 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이 침체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헬리녹스는 캠핑용 가구, 텐트 등을 판매하는 아웃도어 용품 전문 기업이다.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대표가 2011년 브랜드로 론칭한 뒤 2013년 법인으로 설립했다. 고가, 초경량 장비로 캠핑업계 명품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뒀다. 헬리녹스는 2022년 매출액 770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 매출 412억원으로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손실 2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카고컨테이너는 2022년 론칭한 신생 브랜드다. 2022년 매출 28억원에서 2023년 64억원을 기록하며 2배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72억원을 기록해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당시 폭발적으로 캠핑 수요가 늘었다가 지역 축제, 해외여행 등으로 수요가 분산됐다"며 "현 캠핑 인구는 마니아층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 등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해 저렴한 용품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며 "고정 수요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