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3분기 대만 로켓배송 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쿠팡은 대만에도 한국 수준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라스트마일(상품 배송 마지막 단계)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시장은 초기 한국 사업 구축 당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Inc는 올해 3분기 매출 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 영업이익 2245억원(1억62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51.5% 늘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당기순이익은 1316억원(9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7%, 1%를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제공

3분기 쿠팡의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매출 1조7839억원(12억8700만달러)을 기록했다. 성장 사업 부문에는 대만 로켓 배송 사업을 비롯한 파페치,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이 포함돼 있다. 쿠팡은 이 중 대만 사업의 3분기 매출이 세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의 로켓 배송 성장세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 놀라운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초기 한국 유통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며 "고객 경험 전반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한 결과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며 높은 유입률과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대만에서 한국 수준의 로켓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물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켓 배송 상품군도 크게 늘어나며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 내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망 구축과 관련한 인상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만 사업은 아직 투자 초기 단계로 적자를 내고 있다. 쿠팡Inc는 3분기 성장 사업 부문에서 4047억원(2억9200만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은 앞서 올해 성장 사업 부문에 9억~9억5000만달러(약 1조2900억~1조37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만 사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을 상향하고 있다"며 "이는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당사의 확신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스1

쿠팡의 3분기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문 매출은 11조615억원(79억80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2250만명) 대비 10%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고객 1인당 매출은 44만7730원(323달러)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고객 코호트(고객 집단·cohort) 전반에서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 온 결과"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한국 시장의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견고한 시장으로, 향후 개척 여지가 많은 성장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는 우리 확신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켓배송(1P)과 마켓플레이스 모두에서 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미래 성장을 주도할 핵심"이라며 "브랜드 파트너십을 강화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과 높은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은 물류와 풀필먼트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자동화 기술 도입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자동화는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성 모두에서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며 "프로세스 혁신과 기술 중심의 문화가 쿠팡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로켓프레시 주문에서 사용하던 재사용 에코백을 일반 주문으로 확대 적용했다. 김 의장은 "고객이 상자를 열거나 포장을 버릴 필요 없이 상품을 바로 받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혁신과 철저한 운영, 고객 감동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지만 확실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속적인 고객 감동 실현과 매력적인 장기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되는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