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배달 주문이 접수됐습니다"라는 활기찬 안내음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과거 2~3일 걸리던 배송은 익일·새벽 배송으로 단축됐고, 이제는 주문 후 1시간 내 도착하는 '퀵커머스'가 유통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연평균 220%씩 성장해 올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 GS리테일(007070)은 전국 1만8000여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한 '생활권 물류망'을 앞세워 국내 퀵커머스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GS리테일의 전년 대비 퀵커머스 매출 신장률은 2023년 85%, 2024년 87.2%, 2025년 1~9월 64.8%에 달했다.
편의점 GS25와 수퍼마켓 GS더프레시는 지난 8월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하며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3사와 모두 서비스 제휴를 맺은 업계 내 유일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GS리테일은 현재 전국 GS25·GS더프레시 점포 가운데 요기요 1만여 점, 배달의민족 7000여 점, 쿠팡이츠 3000여 점에서 퀵커머스를 제공한다.
또한 GS리테일의 자체 앱 '우리동네GS'는 전국 대부분인 약 1만8000점에서 퀵커머스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앱은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400만명이 넘는다. 편의점·수퍼마켓은 물론 백화점, 대형 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사 앱들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수치다.
조선비즈는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퀵커머스를 비롯한 회사의 온라인 사업 전반을 이끄는 김아란 GS리테일 O4O기획팀장을 만났다. O4O는 '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의 약자로,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을 뜻한다. 김 팀장은 "온라인 사업을 고도화해 오프라인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의 이력과 현재 맡은 업무를 소개하자면.
"롯데닷컴 이커머스 부문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포털 및 커머스 서비스를 맡았고, CJ제일제당으로 옮겨 공식몰 '더마켓' 사이트 구축과 리뉴얼을 맡아 성장시켰다.
GS리테일에 합류한 건 지난 2022년이다. 그해 10월 회사 자체 앱 '우리동네GS'를 출시했다. 지금은 퀵커머스 '바로배달'을 비롯해 와인25+, 편의점·수퍼 사전 예약, 나만의 냉장고, 택배 예약, QR 결제 등 각종 온라인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회사 내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플랫폼BU 산하의 퀵커머스실이 올해 O4O 부문으로 승격됐다.
─최근 몇 년 새 한국 내 퀵커머스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퀵커머스 성장을 앞당겼다. 팬데믹 초기에는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신선식품이나 공산품, HMR(가정간편식) 등으로 배송 상품군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으로 대표되는 택배 배송 형태가 충족하지 못하는 단기간 배송에 대한 고객 수요가 커졌고,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 이와 함께 급격히 늘어난 1인 가구도 퀵커머스 수요를 지탱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배달 앱 3사와 모두 제휴한 업계 유일 유통사다. 퀵커머스 채널을 빠르게 확대한 비결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와 같은 배달 플랫폼은 접근성이 좋고 사용자가 많아 유통사들의 입점 수요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가 3사 모두에게 선택받은 것은 서비스 확장 및 고도화 의지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동종 업계에서 우리만큼 퀵커머스 물류망이 발달했고 서비스가 고도화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두 서비스를 함께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배달 앱 입장에서 매력적인 부분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GS리테일이 갖춘 전국권 물류망에 대해 설명하자면.
"전국 편의점(GS25)과 수퍼마켓(GS더프레시)을 일종의 '도심형 MFC(Micro Fulfillment Center)'로 활용한다. 기존 배달 플랫폼들은 수도권 외곽에 거점 센터를 두고, 주문이 누적되면 트럭에 한꺼번에 싣고 출발하는 구조다. 그러나 우리는 반경 5㎞ 내 점포에서 주문을 접수하면, 조금 뒤에 이륜차 기사가 물건을 싣고 출발하기 때문에 훨씬 배송이 빠르다.
또 점포 단위로 물류망이 촘촘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나만의 냉장고'는 1+1, 2+1 등 편의점 행사 상품 구매 시 하나만 가져가고 나머지를 앱에 보관하고, 이후 어느 매장에서나 정해진 기간 내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를 이용하면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갈 때 목적지 인근 GS25 편의점에 원하는 주류를 미리 배송해 놓을 수도 있다."
─매달 400만명이 넘게 사용 중인 '우리동네GS' 앱의 성공 비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에 주목했다. 예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편의점에 있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방문해야만 했지만, 지금은 앱을 통해 재고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가끔 '편의점 대란'이 펼쳐지는 히트 상품도 우리동네GS 앱을 이용하면 사전 예약한 뒤 수령할 수 있다. 앱 주요 기능 UI∙UX(사용자 경험·인터페이스)도 개선하며 편의성을 높여 왔다."
─앞으로의 목표는.
"편의점이 대부분 가맹 사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가맹점주들의 매출 신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온라인 부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퀵커머스는 그 자체로 매출 확대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픽업 서비스, '나만의 냉장고' 등 고객 중심 기능을 확대해 앱 편의성을 높이고, 점포 방문 고객도 늘리는 게 목표다.
편의점의 특성상, 고객이 일단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면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동네GS 앱이 오프라인 매장 판매 활성화를 견인하는 전략적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