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지난 4월 출시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마트 제타'가 공격적인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독형 무제한 무료 배송 서비스 '제타패스'를 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용자 증가세는 미미하다.

롯데마트는 제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들여 전국 6곳에 온라인 식료품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 상품 구색을 늘리고 물류를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 제타' 모바일 앱 메인 화면. /정재훤 기자

27일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마트 제타 앱(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0만23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타 앱이 출시된 지난 4월(83만2706명)과 비교해 27.67% 감소한 수치다. 롯데마트 제타 MAU는 5월 66만3843명, 6월 63만1533명, 7월 64만9572명, 8월 60만476명 등 지속 하락해 60만명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경쟁사 플랫폼인 이마트(139480)앱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지난달 이마트앱 MAU는 164만5986명으로, 롯데마트 제타보다 173.2% 많았다. 이마트앱 이용자는 4월 165만140명, 5월 166만576명, 6월 167만8400명, 7월 171만8566명, 8월 164만6493명 등 16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타는 롯데쇼핑이 기존 '롯데마트몰' 앱을 개선해 지난 4월 출시한 AI(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식료품(그로서리) 쇼핑 전용 플랫폼이다. 롯데가 지난 2022년 11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1년 이상 공동 개발을 거쳐 내놓은 첫 성과물이기도 하다. 롯데마트 제타에는 고객 구매 이력과 소비 성향, 구매 주기를 분석해 자동으로 상품을 담아주는 '스마트 카트' 기능 등이 담겼다.

롯데마트 제타는 공격적인 초기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힘입어 앱 출시 100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앱 이용자 수는 출시 기념 할인 행사 등이 진행됐던 4월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롯데마트 제타의 구독형 배송 서비스 '제타패스' 홍보 포스터. /롯데마트 제공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8월 구독형 배송 서비스 '제타패스(ZETTA pass)'를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제타패스는 사용자가 제품을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는 경우 무제한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당일·예약 배송 서비스를 하루 3~4회차 운영하며, 전 차량에 콜드체인(선도 유지) 시스템을 적용해 품질을 배송 완료 시점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제타패스 회원에게는 매주 출시되는 다양한 신상품에 대해서 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제타패스의 구독료는 월 2900원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월 7890원), 배민클럽(월 3990원) 등과 비교해 저렴하다. 최초 가입 고객에게는 1개월 무료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그러나 제타패스 출시 이후에도 MAU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 제타는 회사의 중장기 역점 사업인 '오카도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영국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 솔루션을 도입, 2030년까지 9500억원을 투자해 전국 6개 지역에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3년 부산에 첫 CFC를 착공했고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CFC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 대비 2배 수준인 4만5000여 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재고 관리, 노선·배차 최적화, 로봇을 활용한 상품 피킹·배송 등으로 물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롯데마트는 기대한다.

롯데마트가 부산에 짓고 있는 자동화물류센터(CFC)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다만, 전국권 물류 인프라를 먼저 갖춘 뒤 신선식품 배송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쿠팡 등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비슷한 전략을 세운 신세계(004170)그룹의 SSG닷컴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필두로 신선 물류 사업을 강화했으나, 적자가 계속되자 물류센터를 매각하고 일부 물류 서비스를 CJ대한통운(000120)에 넘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시장은 이미 쿠팡, 컬리 등 강자들이 자리 잡고 있어 후발 주자가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소비자가 확실히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상품, 물류 경쟁력을 갖춰야만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