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4분기 실적 띄우기에 한창이다.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할인 행사와 크리스마스 대목이 있는 소비 성수기다. 백화점의 경우 이 기간 매출이 연간 매출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다. 이에 업계는 '몰입형 쇼핑 축제'를 제안해 고객몰이에 나섰다.
◇현대百 '크리스마스 마을' 예약에 4만5000명 몰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일부터 두 달간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을 선보인다. 지난 23일 1차(15일분)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4만5000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30분 만에 마감됐다.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연출은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쇼핑객들에게 볼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작년 더현대서울 행사에는 주중 일평균 6000명, 주말 1만여 명이 방문했다.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연상 시키는 공간으로 호응을 얻었다는 평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신세계스퀘어(미디어 파사드)에서 크리스마스 연출을 공개한다. 이 백화점은 2021년부터 연말에 본점 외벽에 광고를 없애고 크리스마스 영상을 송출해 이목을 끌었다. 신세계에 따르면 작년 11~12월 신세계스퀘어 방문객은 100만 명에 육박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리뉴얼(재단장) 공사 중인 영플라자 외관에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미디어 쇼를 상영한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잠실 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명품 주얼리 티파니의 전시를 연다. 1837년 문구점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성장시킨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를 조명하고, 티파니가 보존한 60여 점의 작품과 주얼리를 전시한다.
◇'코세페' 등 연중 최대 쇼핑 축제 개막
오는 29일부터 12일간은 정부와 유통업계가 함께하는 대형 소비 축제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코리아세일페스타(산업부), 동행 축제(중기부), 국내 여행 캠페인(문체부) 등 10개 부처가 나서 내수 활성화에 나선다.
이 기간 신세계그룹은 '쓱데이' 쇼핑 행사를 준비했다.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11일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필드 등 1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작년 쓱데이는 10일간 매출이 2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도 2조원 상당의 물량을 준비하고, 경주 APEC 홍보영상을 만든 돌고래유괴단과 6분짜리 홍보 영상도 만들었다.
롯데쇼핑은 30일부터 2주간 그로서리 쇼핑 축제 '땡큐절'을 연다. 롯데마트·롯데슈퍼, 창고형 할인점 맥스, 온라인몰 롯데마트 제타(ZETTA)가 함께 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행사로 연중 할인 폭이 가장 크다.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도 다음 달 1일부터 '그랜드십일절' 행사를 연다. '10분러시', '60분러시', '타임딜' 등 초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유통업계가 4분기 마케팅에 주력하는 이유는 유통 시장 전망이 비관적이어서다. 지난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7로 3분기 102에서 낮아졌다. 온라인쇼핑(87), 슈퍼마켓(83), 편의점(83), 대형마트(81) 모두 기준치를 밑돈 가운데, 백화점(103)만 유일하게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대한상의는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지속, 업태 간 경쟁 심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4분기 전망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에는 비상계엄 선포 등의 영향으로 연말 특수를 보지 못했다"며 "올해도 낙관적이진 않지만, 고객 경험 혜택과 콘텐츠를 강화해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