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방에 작은 인형이나 장식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소위 '키링'으로 통용되는 이 아이템들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키링은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브랜드를 알리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브랜드 간 컬래버(협업)한 제품이나 한정판 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스타그램에 뷰티 브랜드 '퓌'와 편의점 CU의 키링 제품 관련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왼쪽). 지난 17일 편의점 GS25가 인기 모바일 게임 '명일방주'와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 키링을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GS리테일 제공 갈무리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뷰티 브랜드 등에서 키링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올해 상반기 강아지 모양의 인기 캐릭터 '가나디'와 협업해 음료 제품 뚜껑을 캐릭터 얼굴 모양으로 제작했습니다. 음료를 다 마신 후 뚜껑을 키링으로 쓸 수 있도록 했고, 각기 다른 표정 5개를 넣어 수집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그 결과 제품 출시 이틀 만에 3만개가 완판되고 이날 현재 누적 판매량은 80만개를 돌파했습니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키링 전쟁에 합류했습니다. 지난 17일 인기 모바일 게임 '명일방주'와 협업해 키링을 포함한 한정판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벤트 시작 이틀 만에 준비한 증정 굿즈 1만개가 조기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컬래버 굿즈를 판매하는 특별 테마 매장 앞엔 소비자들이 줄을 길게 섰습니다.

뷰티 브랜드 어뮤즈(AMUSE)는 대표 제품인 '듀 틴트'를 미니어처 형태로 줄에 걸 수 있도록 제작한 틴트 키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퓌(Fwee)는 치크·립 키링 세트를 출시해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탈바꿈했고, 머지(MERZY)는 립앤치크 키링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자체 캐릭터 '흰디(HYNDI)'를 활용한 납작 인형·키링 시리즈를 내놓았고, 패션 브랜드 '러브이즈트루'는 매달 다른 콘셉트의 키링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키링은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만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키링과 관련된 브랜드·신제품 홍보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라고 했습니다.

그래픽=손민균

키링의 인기는 K(케이) 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조짐도 보입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 항목 중 쇼핑의 비중이 37.8%로 가장 높았습니다. 키링·배지 등 가볍고 수집 가능한 액세서리형 기념품 구매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서울 명동과 홍대, 강남 일대의 카카오프렌즈·라인프렌즈·BT21 등 캐릭터 매장에서는 일본·대만 등 해외 관광객이 한정판 키링을 구입하기 위해 자주 줄을 섭니다.

역직구 시장에서도 이른바 'K키링'은 효자 상품으로 꼽힙니다. 큐텐재팬·쇼피 싱가포르 등에서는 K키링을 포함한 굿즈 거래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으로 여행을 오지는 못해도 한국 브랜드의 감성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이 해외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통업계는 키링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SNS 입소문 효과로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키링은 브랜드를 접하는 첫 진입점이자 팬덤·관광·역직구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상품"이라며 "한정판·컬래버 전략으로 차별화를 이어가면 장기적인 매출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대박'을 친 캐릭터나 이미지를 활용한 키링은 다른 제품군으로 연계·확장하기가 쉬워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