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 법인 출범을 통해 G마켓은 이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가는 플랫폼이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쿠팡, 네이버 등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한) G마켓 대표이사는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G마켓은 다시 한번 국내 1등 오픈마켓으로 올라서려고 한다. 이를 위해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세계(004170)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지난달 1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합작 법인 설립 승인을 받으며 협업을 시작했다. 합작 법인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둔다. 양사는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하면서 협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G마켓은 '글로벌-로컬 마켓'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아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케이)-커머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기 비용으로 연간 7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입점 셀러(판매자)와 신규 셀러 성장 지원에 연간 5000억원을 투자하고, 고객 대상 프로모션에는 연간 1000억원을 쓴다. 그리고 검색 기능 고도화를 위한 AI(인공지능) 모델 개발에도 연간 10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 재원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함께 부담한다. G마켓은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연간 거래액을 지금보다 100%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G마켓은 기존 입점 셀러의 판촉 지원 및 매출 확대를 위한 직접 지원 프로그램에 3500억원을 투자한다. 신규 셀러와 중소 영세 셀러 육성을 위한 정책에는 기존보다 50% 늘어난 연간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신규 셀러의 빠른 정착을 위해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0) 수수료 제도도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G마켓은 이 과정에서 국내 셀러들이 전 세계로 판로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민기 G마켓 셀러성장담당은 "셀러가 기존처럼 물건을 판매하면서 해외 판매에 동의만 하면 즉시 여러 국가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원스톱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이미 알리바바 합작 법인의 첫 성과로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인 '라자다'와 제휴를 통해 해외 판로 확장에 나섰다. 라자다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관계사 중 하나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5개국에서 약 1억60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G마켓은 약 2000만개의 공급 상품을 라자다와 연동해 현지 고객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G마켓은 동남아시아 진출에 이어 유럽, 남아시아,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해 있는 200여개 국가 및 지역 시장으로 판로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담당은 "국내 셀러들에게 단순히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역할이 아니라, 셀러들과 동반 성장하는 사업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마켓은 AI를 활용한 상품 검색 기능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멀티모달 검색' 강화에 착수한다. 멀티모달은 단순한 텍스트 외에 느낌이나 감각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해 고객의 의도를 식별하고 다양한 형태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를 검색하면, '부드러움', '소재'와 같은 요소를 이미지로 판독해 적합한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G마켓은 이날 공정위의 합작 법인 설립 승인 과정에서 불거진 고객 데이터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정위는 ▲G마켓·옥션과 알리 간 국내 소비자 데이터의 기술적 분리 ▲해외 직구 시장 내 상호 데이터 이용 금지 ▲그 외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 데이터 활용에 대한 실질적 선택권 보장 등을 명령했다.
김정우 G마켓 PX본부장은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G마켓의 고객정보는 G마켓이 단독 관리하고 책임지고 있다. AI 학습을 위한 빅데이터도 별도의 클라우드에서 관리되고 있고, 개개인을 특정할 수 없게 암호화돼 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 보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G마켓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그 규모는 1649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258억원 확대된 4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은 24.8% 줄어든 3818억원에 그쳤다.
G마켓은 알리바바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력 회복과 기본적인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