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의 세계 3대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가 내달 12일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글로벌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원자재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미국 유명 보석 업체 티파니앤코(Tiffany&Co). /로이터 연합뉴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파니는 다음 달 12일부터 국내 판매 중인 일부 주얼리 및 시계 제품의 소비자가를 평균 5~10% 인상한다. 구체적인 품목별 인상 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표 웨딩밴드(결혼반지)인 '밀그레인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티파니는 앞서 한국에서 2월과 6월 두 차례 주요 제품군 가격을 인상했다. 이번에 가격을 올리면 올해만 세 번째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가격 인상이 예고된 밀그레인링은 국내에서 결혼반지로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다. 상품을 구매하고도 맞는 사이즈가 없으면 2~3개월 대기해야 받을 수 있다.

가격 인상은 금 등 원자잿값 상승 여파에 따른 것이다. 최근 국제 금값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각) 금 현물 가격은 전날 오후 기준 온스당 4190.90달러까지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12월 인도분 금 선물 역시 4190달러선을 터치했다. 올해 들어 금값 상승률은 57%에 달한다.

금값 인상에 따라 다른 명품 주얼리 가격도 치솟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는 지난달 평균 2~4% 가격을 인상하며 올해에만 세 번째 조정을 단행했다. 이탈리아 주얼리·시계 브랜드 불가리 역시 지난 6월 평균 7~10% 인상에 이어 추석 이후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부쉐론은 2월과 7월, 반클리프 아펠은 1월과 4월, 다미아니는 2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통상 연 1회에 그쳤던 명품 주얼리 가격 인상 주기가 깨지고, 상·하반기 두 차례 인상이 새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 시계 브랜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롤렉스(Rolex)는 올해 1월과 7월 주요 모델의 가격을 최대 7% 인상했고, 오메가(OMEGA)는 오는 11월 전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두 번째 조정이다.

국내 브랜드들도 금값 상승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스톤헨지는 지난 2월 전 제품 가격을 약 20% 인상한 뒤 6월에도 추가 조정을 단행했다. 골든듀는 지난 3월에 이어 11월 초 일부 품목의 소비자가를 약 20% 인상할 계획이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티파니뿐 아니라 불가리, 까르띠에 등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소위 'N차 인상'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며 "연말 소비 시즌과 금값 강세가 맞물리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