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외 여행·숙박 플랫폼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 접수 사례가 4800여 건에 달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위반을 근거로 제재 조치를 내린 사례는 9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온라인 여행·숙박 플랫폼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누적 신청은 총 4851건으로 집계됐다. 접수된 피해 신청 규모는 2020년 357건, 2021년 367건, 2022년 469건, 2023년 803건, 2024년 1263건에서 올해(1~9월) 1592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플랫폼별로는 해외 사업자인 아고다가 2561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여기어때가 790건, 야놀자가 774건, 부킹닷컴이 350건, 에어비앤비가 376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계약 해지·위약금 관련 분쟁이 가장 많았다. 가장 피해 사례가 많은 아고다는 전체 2561건 중 1380건(54%)이, 여기어때는 790건 중 450건(57%)이 계약 해지 및 위약금 관련 사건으로 집계됐다.
야놀자는 전체 피해 구제 신청 774건 중 406건(52%), 에어비앤비는 전체 376건 중 250건(66%), 부킹닷컴은 전체 350건 중 172건(49%)이 각각 해당됐다. 이 밖에도 여행·숙박 플랫폼 관련 피해 사례는 계약 불이행, 부당행위, 청약철회, 표시·광고, 품질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공정위가 여행·숙박 플랫폼을 상대로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행정조치를 내린 사례는 0.19%에 불과한 9건에 그쳤다. 공정위의 감독 기능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위 서울사무소·시장감시국 등이 제출한 여행·숙박앱 관련 사업자 법 위반 조치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야놀자, 아고다, 부킹닷컴, 에어비앤비, 여기어때, 놀유니버스 등 6개 사업자가 총 9건의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법 위반 공표 등의 조치를 받았다. 이 중 아고다와 부킹닷컴은 2022년 11월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각각 과태료와 법 위반 공표 명령을 받았고, 에어비앤비는 올해 3월 '사이버몰 표시사항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됐다.
국내 플랫폼 중에선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올해 8월 각각 불이익 제공 행위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당초 공정위 자료에는 12건의 사례가 포함돼 있었으나 익스피디아·인터파크·티몬 등 온라인 숙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자는 제외했다. 공정위 제출 자료는 소비자원 피해 구제 건수와 별개로, 공정위가 법 위반으로 판단해 조치를 내린 사례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김상훈 의원은 "소비자 피해가 5년 새 4800건을 넘었는데 공정위의 제재가 고작 9건이라는 건 사실상 감독 기능이 마비된 수준"이라며 "급증하는 온라인 여행·숙박앱 피해에 걸맞은 감독 체계와 집행 기준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