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케이(K)뷰티 업계는 예외적으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을 가속하면서 각국 현지 소비자와 거래처를 겨냥한 전문 인재 채용을 강화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약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수치로, 1분기(12.7%), 2분기 (16.8%) 등 분기별 성장세도 가속화됐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10억8000만달러), 미국(10억2000만달러), 일본(5억5000만달러)이며, 유럽에서는 폴란드·프랑스·네덜란드 등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 호조세를 바탕으로 코스맥스·에이피알 등 주요 기업들은 해외 영업·마케팅 직군을 중심으로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북미·유럽·동남아 등 신흥시장 법인 확장과 연계한 인력 확보에 나섰으며, 에이피알은 전체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13개국 현지 마케터를 선발 중이다.
구다이글로벌, 더파운더즈, 달바글로벌 등 신흥 K뷰티 강자들도 북미·일본·유럽·중동 등 글로벌 특화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오프라인 유통, 북미 영업, 글로벌 소셜마케팅 등 맞춤형 직무뿐 아니라 창의성을 갖춘 경력직 채용도 대폭 늘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50명에서 올해 130명으로 임직원 수가 증가했으며, 더파운더즈는 올해 글로벌 경력자 100명 이상 채용을 목표로 한다. 에이피알도 지난 2분기 말 기준 직원 수가 620명으로 1년 전(498명)보다 24.5%(122명) 증가했다.
업계 전반에선 정보기술(IT)·패션·광고 등 불황 산업의 고급 인력이 뷰티 업계로 이동하면서 인재풀의 수준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부진과 경기 불확실 속에서도 K뷰티 산업이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과 고용 성장세를 동시에 기록하고 있어서다.
기업들은 성장 속도에 맞춰 보상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올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는 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구다이글로벌은 전 직장 대비 우대 조건을 제시하며 경력직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몸값 인플레'로 연봉 및 복지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채용 플랫폼 코공고에 따르면 K뷰티 기업들은 북미와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플랫폼 업계도 K뷰티 인재 확보전에 합류했다. 컬리는 1000여개 뷰티 브랜드 파트너를 기반으로 뷰티 MD, 플랫폼 전략기획 등 핵심 직무에서 두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뷰티컬리' 브랜드의 경쟁력을 인재 확보로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어학 능력, 현지 감각, 창의적 마케팅 역량을 갖춘 인재 선점 경쟁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며 "불황 산업의 고급 인력 유입이 채용시장 고급화와 산업 고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인디 브랜드에도 경력직·전문직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