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가 어필리에이트(Affiliate·제휴) 마케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란 인터넷 창작자(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게시물에 추천 상품의 링크를 공유한 후, 이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 수익 일부를 보상하는 마케팅 형태를 의미한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도입이 활발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강자인 쿠팡은 2018년 7월 '쿠팡 파트너스'를 통해 일찌감치 제휴 마케팅에 뛰어들었고, 지난 7월엔 네이버가 '쇼핑 커넥트'를, 8월엔 CJ올리브영이 '쇼핑 큐레이터'를 정식 출범하며 제휴 마케팅을 도입했다.
네이버 '쇼핑 커넥트'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와 창작자가 협업해 상품을 홍보·판매하고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을 공유하는 설루션이다. 판매 수익금은 판매자가 설명한 상품의 수수료(최소 1.8%부터 시작)에 따라 결정된다. 회사 측은 판매자와 창작자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올해 4~6월 진행된 베타 테스트 기간 52만개 이상의 상품이 쇼핑 커넥트에 연동됐고 1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창작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쇼핑 큐레이터'는 링크 클릭 후 24시간 내 구매가 발생하면 판매 금액의 최대 7%를 콘텐츠 수익금으로 지급한다. 또 링크에서 추천 상품을 바로 구매하는 경우엔 7%, 링크를 활용했지만 추천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엔 3%의 수익금을 지급한다.
'쿠팡 파트너스'는 회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구매 링크를 게재하고, 링크를 누른 사람이 24시간 이내에 이 물건을 구매하면 구매액의 3%를 정산해 준다. 쿠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해에 1억5000만원의 수입을 올린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도 '아마존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수수료율은 식료품이 1%, 럭셔리 뷰티가 10% 등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1~10% 수준이다.
이 외에 오늘의 집은 '큐레이터'라는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신세계그룹 패션 쇼핑몰 'W컨셉', 화장품 쇼핑몰 '화해' 등도 최근 제휴 마케팅 도입에 나섰다.
이커머스 업계의 제휴 마케팅 도입이 늘어나는 이유는 검색(목적형) 쇼핑은 줄고 발견형 쇼핑은 늘어나는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닐슨아이큐에 따르면 소비자의 27%는 '소셜 네트워크상의 일반인 및 인플루언서(인터넷 영향력자)의 사용 후기 및 홍보 콘텐츠'를 보고 구매의 필요성을 느꼈다. 즉 개인의 추천이 강력한 구매동기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매출이 발생하면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기에 업체로선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참여자로서도 성과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부업으로 뛰어드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포브스에 따르면 제휴 마케팅은 이커머스 매출의 16%를 차지한다. 이에 해외에선 인터넷 창작자와 온라인 쇼핑몰을 이어주는 전문 에이전시 운영도 활발하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제휴 마케팅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174억2200만달러(약 24조4012억원) 규모로, 2033년까지 627억달러(86조817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제휴 마케팅은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고 수익도 얻을 수 있어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특히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키우려는 유통 업체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커머스 플랫폼 링크 연결을 통한 돈벌이가 과열되면서 웹 서핑 도중 이용자 의사와 관계없이 '납치 광고'나 '낚시 광고' 등을 하는 사례가 발생해 플랫폼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 악성 프로그램 침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개인 정보 침해 등의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