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롯데(One Lotte)' 전략하에 한일(韓日) 법인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 그룹이 지식재산(IP) 비즈니스를 위한 협력을 확대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6월 27일 일본의 인기 만화 '보노보노'의 제작 및 판권 관리사인 주식회사 에이켄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마스터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이 회사와 맺었던 캐릭터 IP 사용 계약에서 한 발 나아가 특정 지역이나 다른 기업에 라이선스 권한을 부여하는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한국 마스터 라이선시는 롯데월드가 맡아 롯데의 자산을 활용한 이벤트 개최 등의 활동을 펼친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외 베트남 등 해외 국가에서도 현지 롯데 및 협력 기업과 함께 보노보노 캐릭터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은 매력 있는 캐릭터 등 콘텐츠의 보고이며, 한국도 K팝으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양국이 보유한 콘텐츠와 롯데그룹이 한일을 중심으로 글로벌로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의 강점을 합쳐 시장 활성화에 공헌함과 동시에 사업 확대를 목표로 한다"라고 했다.
이번 한일 롯데의 IP 비즈니스 협력은 1년여 간의 시험을 통해 구체화됐다. 롯데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보노보노 친구들과 아쿠아리움 나들이' 이벤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9월에는 잠실 롯데월드몰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6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1986년 일본에서 연재를 시작한 보노보노는 1996년 한국 투니버스에 방영되며 국내에서도 팬을 확보했다.
한일 롯데는 보노보노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일본 IP 한국 전개 및 한국 IP 일본 전개, 한일 공동 IP 개발 등을 축으로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이와 관련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홈쇼핑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에 대한 현지 마스터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지난 4월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서 벨리곰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일 양국이 캐릭터 IP 기반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양국 롯데의 수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 회장은 "전 세계 유수 콘텐츠 IP 기업과 협업하며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 롯데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롯데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발굴하고자 지난해 초 롯데지주(004990) 내에 전담 조직을 꾸렸다. 롯데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에 속한 이 조직은 각 계열사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캠페인 설계와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신규 콘텐츠 사업 모델 발굴 등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웰푸드(280360), 롯데GRS,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롯데자이언츠 등 10여 개 계열사가 참여해 매년 열고 있는 전사 프로젝트 '포켓몬타운'도 그 일환이다. 올해 4월 잠실 롯데월드몰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타운 행사에는 작년 행사보다 20% 많은 4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