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26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작년보다 한 달 앞당긴 '조기 인사'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당면 과제를 신속히 실행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인사에선 8개사 수장 교체, 사장 승진 2명, 80년대생 대표 전격 발탁 등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했다. 신임 임원 32명 중 14명이 40대로,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도 16%로 확대됐다. 그룹은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으로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장 승진자는 박주형 신세계(004170)백화점 대표와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 2명이다. 박 사장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 '스위트 파크' 등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과 콘텐츠 혁신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신세계센트럴 대표를 겸직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지속한다.
정유경 회장의 남편이기도 한 문 사장은 시그나이트에 이어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 라이브커머스 고도화와 그룹 온라인 시너지 확대를 주도한다.
대표이사 교체·내정도 대폭 이뤄졌다. 지마켓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의 합작 전환에 맞춰 라자다 경영을 맡았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전문가 제임스 장(장승환)이 대표로 내정돼 '셀러의 글로벌 진출'과 'AI 테크 역량 강화'를 앞세운 재도약을 맡는다.
SSG닷컴은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전문가 최택원(현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대표로 선임돼 이마트–SSG닷컴 협업을 통한 신선·그로서리 경쟁력 극대화에 나선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김덕주 해외패션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신세계푸드(031440)는 임형섭 B2B(기업 간 거래) 담당이 대표로 올라 '식품 B2B 전문기업 전환'을 진두지휘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최훈학(전 SSG닷컴 대표), 신세계디에프(면세)는 이석구(전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가 각각 새 수장으로 내정됐다. 신세계건설은 강승협(전 신세계푸드 대표)이 대표로 이동한다.
미래 성장축으로 점찍은 뷰티·라이프 부문엔 '젊은 리더'가 전면에 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 대표엔 1980년생 서민성, 코스메틱2부문 대표엔 1985년생 이승민이 내정됐다. 이 대표는 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인수한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의 대표로 그룹에 합류해 비디비치 등의 화장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홍극은 자주부문 대표로 보임되며 신세계까사 대표 및 시코르 총괄을 겸한다. 이밖에 백화점·이마트·프라퍼티·L&B 등 주요 계열사 전반에서 전략·재무·SCM·개발·IT 보직의 전무·상무(보) 승진과 업무 위촉 변경이 병행돼 실행력 강화를 꾀했다.
이번 인사는 ▲e커머스·디지털 전환 가속(지마켓·SSG닷컴 체제 개편, 시그나이트–라이브쇼핑 결합) ▲콘텐츠·공간 경쟁력 심화(백화점·호텔·면세 수장 교체) ▲뷰티·라이프 고성장 축 육성(젊은 CEO 전진배치)이라는 세 갈래 축으로 요약된다.
신세계그룹은 "성과주의 기반의 리더십 세대교체로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