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입장에서 한국의 화장품 소비자는 '악몽' 같은 존재다. 비슷하지만 더 저렴한 제품이 있다면 언제든 갈아탈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케이(K)뷰티 브랜드들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바로 이 극한 경쟁 시장 구조에서 살아남은 덕이다."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Amazon Beauty in Seoul 2025)'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가 주최하고 한국콜마(161890)가 후원한 이 행사는 국내 화장품 제조사, 브랜드, 유통사, 인플루언서, 투자사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공유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부회장은 '화장품 제조기업 관점에서 본 K뷰티 성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는 두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모든 처방을 자체 개발한다는 것과, 한 회사에는 하나의 처방만 제공하고 다른 회사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기초·색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영위하며 국내외 뷰티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 부회장은 "모든 고객을 공평하게 대하고 각 제품마다 최선을 다해서 생산하지만, 일부 브랜드 제품만이 성공을 거둔다. 이는 브랜드가 제품과 산업에 대해 충분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을 경우"라고 했다.
그는 "화장품은 가격과 품질이 중요한 공산품이자, 유통기한이 있고 인체에 접촉하는 식품의 성격도 있다"며 "또 몸의 상태를 개선하는 의약품이자, 정체성과 과시의 영역인 럭셔리의 측면도 존재한다. 패션처럼 트렌드에도 민감하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와 달리, 화장품은 소모 주기가 짧다. 그래서 정기적, 반복적 구매를 유도해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판매량이 저조하던 제품도 세대를 거듭하며 개선된 제품을 내놓으면 점점 시장 신뢰도가 쌓이면서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윤 부회장은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도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뷰티 브랜드 '달바'를 보유한 달바글로벌(483650)의 반성연 대표에게 성공 비결을 물었더니, 하루 종일 고객의 댓글을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고객의 피드백은 중요하고, 이를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브랜드 확장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37개 브랜드를 앞세워 연 매출 63조원 규모 기업이 된 프랑스 로레알은 원래 2개 브랜드만 가지고 있었다"라며 "하나의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이를 통해 유통망을 확장하고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부회장이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부회장을 비롯한 콜마그룹 오너 일가는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200130)(콜마BNH) 이사회 개편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윤 부회장은 콜마BNH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콜마홀딩스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는 이유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고 요구했다.
윤 부회장의 아버지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여동생인 윤여원 콜마BNH 사장은 이를 막고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오는 26일까지 콜마BNH의 임시주총을 개최하라고 결정했다. 콜마BNH 측은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주총 소집 취소를 위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은 이날 행사 참석 이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 "다음 주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기업 가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일관되게 가지고 있다. 내부적인 갈등은 최대한 원만하게 풀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