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네이버(NAVER(035420)) 스마트스토어에 공식 입점하며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했다. 컬리는 네이버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발판 삼아 고객층을 넓혔다.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힌 신선식품 부문을 보완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휴가 쿠팡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전날부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컬리가 자체 앱과 웹사이트가 아닌 외부 플랫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컬리는 네이버 입점으로 대규모 고객 유치 기회를 얻었다. 컬리의 기존 주 고객층은 수도권과 2인 가구 등으로, 지난 수년간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300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컬리는 네이버 입점과 함께 기존 신선식품과 뷰티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생활·주방용품 분야로 확대하며 고객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네이버 입점 과정에서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던 5000여 종의 상품을 새롭게 확보했다. 4인 이상 가구, 대용량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고객 수요도 충족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컬리N마트에서는 식품과 생활∙주방용품 분야의 신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의 물류 연합체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에 합류하며 기존 네이버와 제휴 관계에 있던 CJ대한통운(000120)과 협업을 시작했다. 늘어난 고객 수를 뒷받침할 만한 물류 체계를 확보해 새벽 배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
네이버커머스는 그간 오픈마켓 형태로만 운영돼, 자체 물류·배송을 결합한 쿠팡과 맞서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컬리를 우군으로 맞아 이 같은 약점을 일부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쿠팡 추격전 예고한 네이버·컬리 연합
네이버·컬리 연합은 국내 이커머스 1위 쿠팡을 향한 추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어난 매출 23조463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11조9763억원)은 1분기(11조4876억원)에 이어 역대 분기 최대치를 연달아 경신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4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244% 증가했다.
쿠팡도 신선식품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월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고품질 신선식품을 선별해 제공하는 '프리미엄 프레시'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선식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해 3월 출시한 자사 쇼핑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통해 거래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 앱은 출시 한 달 만에 500만에 육박하는 MAU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은 약 2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늘었다.
컬리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1조1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창사 10년 만에 첫 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컬리는 신선식품의 새벽 배송 서비스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뷰티, 생활용품, 가전 등 비식품 부문을 강화해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네이버 입점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컬리는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고, 그에 따른 원가 및 물류 효율 개선 효과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컬리넥스트마일의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 입점 이후 화주 유입이 본격화하고 있어, 컬리N마트 출시에 따른 물동량 증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익성에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