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비뉴엘 잠실 및 롯데월드몰. /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이 '전문성 성장 중심 HR(인적 자원)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직무급제 도입의 일환이다. 임직원의 직무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제도에 대한 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중순 임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사 제도인 '전문성 성장 중심 HR 제도'를 소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구성원을 대상으로 동의 절차를 진행한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롯데쇼핑(023530)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롯데백화점의 근로자는 총 4210명이다.

절차를 거쳐 구성원의 과반수 동의를 확보하면, 관련 취업 규칙과 인사 관리 규정 개정을 거쳐 해당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도입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 성장 중심 HR 제도'는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인사·임금 체계 개편 작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롯데는 연차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연공서열 시스템(연봉제)을 적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연차나 직급과 무관하게 직무의 전문성과 난이도, 책임 등에 따라 평가와 보상이 이뤄지는 '직무 기반 HR 제도'를 도입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그룹의 직무급제 도입 방향에 맞춰 백화점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차에 상관없이 전문성이 있으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라며 "현재 구성원 대상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직무급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직무급제 도입을 위해 작년부터 각 계열사 내 직무의 난이도와 중요도에 따라 레벨 1부터 5까지 5개 등급으로 분류하는 직무 분석 과정을 거쳤다. 해당 제도는 글로벌 HR 전략 컨설팅사 '머서(Mercer)'가 컨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기존 직무급제는 직무에 따라 차등을 둬 평가하지만, 롯데는 자체적으로 '직무 기반 HR 제도'를 개발했다"라며 "직무와 함께 구성원의 성장성과 능력치 등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홍기획, 롯데이노베이트(286940) 등이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지난달 1일부터는 롯데케미칼(011170) 첨단소재사업부가 직무급제를 시행 중이다.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280360)도 지난달 '직무 기반 HR 인사 제도' 도입을 위한 동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전체 구성원 2073명 중 과반수(56.6%)가 동의했으며, 고용노동부 취업규칙 신고 및 인사관리 규정 개정 작업을 거쳐 내달 1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그룹 전략회의(VCM, 전 사장단 회의)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들의 직무 전문성 강화 및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 정착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인사·임금 체계를 손보는 이유는 유통, 화학 등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9% 감소한 13조9866억원, 영업이익은 6.9% 줄어든 473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했으나, 매출은 2%가량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조8256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7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