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업계 매출 1위를 두고 SK스토아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스토아는 올 2분기 실적 개선을 통해 매출 1위를 탈환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근소하게 뒤처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성수기로 꼽히는 하반기 FW(가을·겨울) 시즌 성과가 승부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로, TV를 통한 데이터 기반의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고객이 TV 시청 중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전용 리모컨을 사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형태다.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만 송출할 수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올해 2분기 매출 805억원, 순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6%, 순이익은 80.6% 늘어난 수치다.
SK스토아는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로, 지난 2015년 SK브로드밴드에서 'B쇼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17년 분사했다. 이후 2019년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이 지분 전량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SK스토아는 출범 초기부터 지난 2023년 3분기까지 매출액 기준 업계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해 4분기부터 신세계라이브쇼핑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802억원,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매출액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2분기 SK스토아에 1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과거 신세계라이브쇼핑이 SK스토아를 제친 배경으론 ㈜신세계(004170) 편입 효과가 꼽힌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과거 이마트(139480) 계열사였으나, 2022년 3분기부터 ㈜신세계로 연결 편입된 이후 신세계백화점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 기간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신세계백화점 패션 담당 출신 임원을 영입하고, 대표 직속 브랜드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며 자체 브랜드 육성을 강화했다. 백화점 상품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하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세계백화점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며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선두에서 밀린 SK스토아는 지난해 말 고객 멤버십 제도를 개편해 VVIP 등급을 신설하고, 기존 고객 대상 혜택을 늘리며 충성 고객 확보에 매진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해 모바일앱에 관련 뷰티·건강식품 전문관을 열고, 단독 상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또 동종 업계의 배송 서비스 강화 추세에 발맞춰 당일·익일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SK스토아는 올 2분기 매출액 재역전에 성공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이 근소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4% 수준이던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순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4.8%로 1.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스토아의 순이익률은 1.4%에서 4.7%로 3.3%P 올랐다.
T커머스 업계는 하반기 FW(가을·겨울)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이 기간은 객단가와 마진이 높은 코트, 패딩 점퍼 등 의류 품목 판매량이 늘어나 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유난히 여름이 길었던 지난해의 경험을 참고해 올해는 가을보다는 겨울 시즌 품목을 늘리는 등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긴 추석 연휴를 고려해 건강식품, 과일 등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관계자는 "하반기 의류 분야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뷰티, 건강식품 분야에서도 협력사와 협업을 통해 특가 제품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T커머스 사업자는 총 10개다. SK스토아, KT알파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 쇼핑엔티, W쇼핑 등 5사는 T커머스만 단독으로 운영한다. CJ온스타일, GS마이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057050), NS홈쇼핑 등은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