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008770)가 지난 7월 31일 강릉 송정해변 앞에 '신라모노그램 강릉'을 개장했습니다.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가 해외에서 먼저 운영한 휴양 특화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선 강릉이 1호점 입니다.
전체 객실의 90% 이상이 오션뷰를 갖췄다는 점에서 개장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개장 직후 고객 불만이 쏟아지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개장 일주일 만에 현장을 찾아 점검했다고 합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2020년 베트남 다낭에서 신라모노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5성급 호텔로 국내외 여행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날 현재 여행 예약 사이트 익스피디아 평점은 9.6점(이하 10점 만점), 부킹닷컴 평점은 9.3점입니다.
5성 등급과 별도로 호텔 업계에서는 호텔 등급을 럭셔리, 어퍼 업스케일, 업스케일, 어퍼 미드스케일, 미드스케일, 이코노미 순으로 나눕니다. 신라모노그램은 어퍼 업스케일에 속합니다. 최고급 럭셔리 호텔인 '서울신라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사이로 포지셔닝한 것입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급 휴양·레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신라모노그램은 이부진 사장이 2011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두 번째 주요 신사업으로 꼽힙니다. 첫 번째는 신라스테이입니다. 신라스테이의 경우 가성비 수요를 공략해 현재 전국 16개 지점까지 확장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신라모노그램은 베트남 다낭 이후 5년 만에 강릉에 선보였습니다. 총 917실 규모로, 이 중 602실은 주방과 세탁 시설을 갖춘 레지던스형 객실입니다. 호텔형 객실(315실)도 일부는 어린이 고객을 위한 벙커룸 등을 갖춘 '키즈 객실'로 꾸몄습니다.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것입니다.
커플 고객을 위해서는 자쿠지와 전용 테라스를 갖춘 객실을 마련했습니다. 부대시설은 키즈 놀이 공간, 프라이빗 파티룸, 미디어룸, 스크린 골프, 실내외 수영장, 럭셔리 스파 등입니다.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 투숙객을 대상으로 숙박권을 제공하는 등 초기 수요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개장 직후부터 서비스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한 투숙객은 "객실 바닥에 발자국이 나 있어 물티슈로 닦아보니 까맣게 묻어났다"라며 "청소 인력 부족으로 신라스테이에서 파견 나와 청소 중이라고 하더라"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투숙객은 "체크인 대기를 3시간 넘게 했다"라며 "호텔 측에서 늦게 체크아웃할 수 있도록 해줬는데, 그러다 보니 다음날 다른 투숙객들의 체크인이 늦어지는 것 같더라"라고 했습니다.
기본 비품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투숙객도 있었고, 침구가 꿉꿉하고 냄새가 난다는 문제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신라모노그램 강릉 객실은 성수기여서 가격이 40만~60만원에 달합니다. 이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성수기 장사를 위해 무리하게 문을 연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은 개장 1주일 만인 지난 7일 강릉을 찾아 객실·체크인 절차·청소 상태 등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이후 일부 절차가 빨라졌다고 합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새로 오픈한 호텔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찾아주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서비스, 운영 방침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서비스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현지에서 숙련된 직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제주 JW 메리어트 등도 개장 초기 청소 상태 문제로 악평을 받았다.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서비스 품질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장의 두 번째 도전이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