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의 전통문화 굿즈 브랜드 '뮷즈(MU:DS)'가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으로, 극 중 등장하는 캐릭터와 유사한 전통 민화 속 까치와 호랑이 모티브 굿즈들이 잇따라 품절되는 모양새다.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중 하나인 취객 선비 잔./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최근에는 '케데헌'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뮷즈의 성장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본격화했다. 박물관을 찾는 젊은 세대는 전통을 새롭고 감각적인 콘텐츠로 인식한다. 굿즈는 단순한 관람 기념을 넘어 '소장하고 싶은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뮷즈는 2022년부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박물관 상품에 대한 인식 전환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4일 국립박물관에 따르면, 전국 국립박물관 뮷즈 매출은 2020년 37억6100만 원에서 지난해 212억8400만 원으로 6배가까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42%에 달한다. 온라인 상품관의 일 방문자 수도 기존 7000명 수준에서 최근 30만 명 이상, 신상품 예약일에는 최대 50만 명까지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층도 뚜렷하다. 2023년 기준 뮷즈의 주요 구매자는 30대가 36.6%로 가장 많았고, 20대(17.4%), 40대(17.3%), 50대(17.1%)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40대 여성이 전체 고객의 72%를 차지,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았다. 박물관을 단순 관람 공간이 아닌, 굿즈 구매 목적지로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히트 상품의 공통점은 전통 유물의 가치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착안한 '취객 선비 변색 잔 세트'는 술을 따르면 선비 얼굴이 붉어지는 유쾌한 콘셉트로 출시 이후 10만 세트 이상 판매됐다. '데니 태극기 키링', '곤룡포 타월'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상품 상당수는 외부 디자이너 공모를 통해 제작된다. 문화재단은 매년 3000건 이상의 응모작 중 약 90종을 선별해 상품화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와 소규모 창작자에게도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은 신상품 '부뚜막 인센스 세트'는 전통 아궁이 모양을 재현한 구조에 '갓 지은 밥 냄새'를 구현한 인센스(향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를 더한 제품으로, 대한민국 관광 공모전 수상작이기도 하다. 연기가 굴뚝, 가마솥, 아궁이 중 선택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설계와 '불멍' 트렌드를 결합한 이 상품은 출시 직후 품절됐다. 힐링 소품과 인테리어 오브제로의 활용도도 높아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넷플릭스 케데헌은 물론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한국팀 '범접'의 공연에 등장한 작호도, 갓 등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주목받으며 박물관 문화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