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브륄레'는 편의점 아이스크림이 간식을 넘어 프리미엄 디저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다."이주용 GS25 아이스크림 MD
GS25가 최근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아이스브륄레'가 출시 후 하루 매출 1억5000만원을 돌파하며 아이스크림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이는 GS25 창사 이래 아이스크림 기준 최대 일매출이다. 이 제품 개발을 지휘한 이주용 GS25 MD(상품기획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편의점 아이스크림의 프리미엄 디저트화를 꿈꾼다"라고 말했다.
아이스브륄레는 프랑스 디저트 '크렘브륄레'를 모티브로 개발된 제품이다. 비슷한 일본 아이스크림을 오마주했지만 차별화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시원한 크림 아이스크림 위에 설탕을 얹고, 표면을 바삭하게 캐러멜라이징해 시각·촉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이 MD는 "기존 제품에선 보기 힘든 새로운 콘셉트와 먹는 재미 덕에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빠르게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이 MD는 제품 기획 초기부터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10여 곳과 접촉했다. 하지만 설비 한계로 제작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기술력 있는 중소 업체를 샅샅이 뒤졌다. 그는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력이 있는 수제 디저트 업체 '로로멜로'를 발굴했고, 일부 수작업 공정을 적용하면서 설탕 캐러멜라이징이 가능한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유통 중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 과제였다. 아이스크림 습기가 코팅층에 배여 눅눅해지는 현상이 발생한 탓이다. 아이스크림 내 동물성 유지방 함량을 기존 제품에 비해 10%쯤 높여 묵직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다. 이 MD는 "오래 보관했을 때도 설탕 층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수십 차례 테스트를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였다"라며 "일본 제품과의 차별점은 눅눅함을 막아주는 초콜릿 코팅층"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반응은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이었다. GS25 전용 앱 '우리동네GS'에서는 실시간 재고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열흘 만에 발주 점포 수가 3000곳에서 1만6000곳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45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2030대 여성, SNS에 익숙한 10대 소비자층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예상보다 빠른 품절로 초도 물량은 2개월 치 기준보다 훨씬 빨리 소진됐다. 생산라인을 주야간으로 돌려 공급량을 기존의 2배로 늘려 대응했다.
GS25는 아이스브륄레를 기존의 대형 협력사 중심의 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기술력 있는 중소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공한 대표 사례로 자평하고 있다. 현재 아이스브륄레는 바닐라, 초코, 말차 3종이 출시됐으며,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이주용 MD는 "단순한 '맛의 변주'를 넘어 GS25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기존에 찾지 못한 디저트들을 계속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이스브륄레의 인기가 높다.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첫째, 바삭한 설탕 층을 깨 먹는 브륄레 콘셉트 자체가 시각·촉각적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준다. 둘째, 국내에 없던 새로운 타입이어서 신선했다. 셋째, 먹는 방식과 비주얼이 SNS 바이럴에 최적화돼 소비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왔다."
―기획과 개발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나.
"설탕 캐러멜 코팅 공정은 일반 자동화 시스템으로는 구현이 어려워 수작업 경험이 있는 디저트 전문 브랜드 로로멜로와 협업했다. 여긴 수건 케이크, 마시멜로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온 회사다. 초기 샘플 테스트에선 유통 3일 이후 눅눅해지는 이슈가 있어 수차례 테스트 끝에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 공정을 도출했다."
―소비자 반응은 어땠나.
"출시 직후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SNS 반응이 쏟아졌고, 앱에서 실시간 재고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 예상보다 빠르게 품절돼 물량에 대응하느라 바빴다."
―편의점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아이스브륄레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나.
"이전까지 편의점 아이스크림은 간단한 간식 개념이었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맛보는 '프리미엄 디저트'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과거에는 없었던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다."
―GS25 사업 구조적으로 이 제품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인가.
"기존에는 대형 협력사 중심 생산이 많았다. 이 제품은 기술력 있는 중소 파트너사와 빠르게 협업해 품질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협업 모델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로로멜로 같은 파트너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제품이 매장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나.
"그렇다. 단일 상품이지만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GS25를 방문하게 만드는 모객 효과가 컸다. 점포 일매출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
―향후 계획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콘셉트의 아이스크림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GS25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