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전자여행허가 발급 과정에서 공식 사이트가 아닌 해외 대행 사이트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결제하거나, 아예 허가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11일 밝혔다.

전자여행허가제도(ETA, ESTA)는 온라인으로 사전에 여행 허가를 받으면 별도의 비자 없이 입국이 허용되는 제도다.

전자여행허가 공식 사이트와 대행 사이트 비교. /한국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접수된 전자여행허가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3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배 증가했다. 38건 모두 전자여행허가 발급 공식 사이트가 아닌 해외 대행 사이트 관련 사례였다.

피해 소비자 대부분은 포털 사이트에 'ESTA', 'ETA'를 검색해 상단에 노출된 대행 사이트를 공식 사이트인 줄 알고 접속해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행 사이트는 'ESTA', 'ETA', 'VISA', 영문 국가명을 인터넷 주소에 사용하고, 홈페이지 구성 및 로고를 공식 사이트와 유사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

접수된 소비자 상담 모두 전자여행허가가 필요한 국가 중 4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대행 사이트 관련 피해였다. 대행 사이트에서는 미국 공식 사이트의 가격 21달러(USD)의 최대 9배인 195달러, 캐나다 공식 사이트 가격 7달러(CAD) 기준 약 18배인 95달러(USD)의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공식 사이트로 오인하고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하였으나 발급조차 되지 않는 피해 사례도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업체와 연락이 끊기는 등 결제금액 환불도 쉽지 않아, 전자여행허가 대행을 사칭하는 사이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전자여행허가제도를 운영하는 주요 국가들의 공식 사이트는 캐나다를 제외하고 '정부'를 뜻하는 'gov'를 포함한 인터넷 주소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사이트 이용 시 이 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행 사이트는 웹페이지 상단이나 하단 등에 '정부와 제휴를 맺고 있지 않음'과 같은 내용을 고지하고 있으므로, 접속한 사이트에 해당 문구가 있다면 공식 사이트와 가격 등을 비교하고 결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