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한 홈플러스 지점 모습. /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한 홈플러스가 협력사들 이탈로 영업 중단 고비를 맞았다가 한숨을 돌렸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홈플러스 남품을 중단했던 오뚜기(007310)는 이날 오후부터 납품을 재개하기로 했다. 홈플러스와 금융 조치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 정상적으로 물품을 납품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097950)농심(004370) 등 식품 대기업들은 중단 없이 정상 납품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했던 다른 협력사들도 홈플러스의 자금 집행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납품 재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일반 상거래 채권 대금 지급을 재개했지만, 총채권액의 일부에 대해서만 입금 계획을 밝혀 채권자들이 나머지 채권에 대해서도 입금 계획을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전날 3000억원의 가용현금으로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순차적으로 재개한 뒤 협력사들에 납품을 재개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긍정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법원이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받아들여 모든 채권에 대한 변제가 일시 중단됐었다.

이에 전날 오전까지 홈플러스의 자금 집행이 묶이자, 오뚜기, 롯데웰푸드, 롯데칠성(005300), 삼양식품(003230), 동서식품, LG전자(066570) 등이 잇달아 납품을 중단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전날 오후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다. 회사 측은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고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순 현금도 이달에만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반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해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 개시로 2조원의 금융 채무 상환이 유예돼 홈플러스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현금으로 납품 대금 정산 등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협력사·테넌트(임차인)·하도급업체들 중 일부는 홈플러스의 자금 집행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테넌트 중 홈플러스 계산 포스를 쓰고 임대료를 제외한 수익을 정산받는 입점 업체들은 1월 매출을 현재까지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납품업체는 1800여개, 테넌트는 8000곳에 각각 이른다.

홈플러스는 "일반 상거래 채권 가운데 회생 개시일(4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발생한 공익채권은 바로 지급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발생한 채권은 절차상 법원 승인을 받아 지급해야 한다"며 "법원 승인을 받는 대로 테넌트에 1월 정산금을 집행하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