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J올리브영은 2019년부터 매년 이어져 온 자사 대표 오프라인 체험 행사 '올리브영 어워즈 &페스타'를 처음으로 열지 않았습니다. 시상식인 어워즈와 축제인 페스타를 분리하겠다며 인기 제품을 꼽는 어워즈만 실시한 것이죠. 페스타는 올리브영의 상징적 행사라 업계 이목이 쏠렸습니다.

올리브영은 페스타 부문을 올해 상반기 중 기존과 다른 새로운 행사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올리브영이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체험과 문화적 요소가 강화된 일종의 '뷰티 콘서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2 올리브영 어워즈 앤 페스타 현장. /CJ올리브영 제공

작년 매출 4조원을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케이(K)뷰티 선봉장 올리브영이 '뷰티 페스타'라는 자사의 상징적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쟁사들의 아류작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차별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당초 올리브영이 첫 행사를 시작할 땐 비슷한 행사가 아예 없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각종 브랜드들을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샘플을 받아 경험할 수 있어 K뷰티 마니아들에겐 필참 행사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컬리, 쿠팡, 무신사 등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유사한 뷰티 행사를 잇달아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쿠팡은 2023년 처음으로 올리브영과 비슷한 오프라인 뷰티 행사를 개최하고 지난해에도 2년 연속 행사를 열었습니다. 지난해엔 무신사도 본거지인 서울 성수동에서 9월 처음으로 오프라인 뷰티 페스타를 진행했습니다. 컬리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첫 오프라인 뷰티 행사인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10월 개최했습니다. 컬리의 경우 개최 장소조차 올리브영과 겹칩니다.

현재 대부분의 뷰티 페스티벌은 브랜드 부스를 운영하며 이벤트를 통해 샘플을 나눠주는 천편일률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 모델을 경쟁사들이 모방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최자와 입점 부스 브랜드만 조금 다를 뿐 행사 구성은 대동소이해 소비자들 입장에선 크게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행사가 많아지다 보니 올리브영이 입점 브랜드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막았다는 민원 신고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페스타 행사를 과감히 포기한 것 역시 이런 형식을 고수하는 행사가 더 이상 소비자 흥미를 끌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올리브영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효력이 다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올리브영은 K뷰티 대장 기업으로 경쟁사들과 구분 짓기에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도 올리브영이 어떤 방식으로 페스타를 새롭게 변모시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체험과 축제적 요소를 한층 강화한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