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유통가 총수들이 취임식에 참석한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오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
특히 정 회장은 한국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취임식에 만찬 무도회까지 초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달 16~21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며 당선인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재집권에 공을 세운 ‘킹메이커’로 떠오르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막후 실세로 거론된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정 회장은 복음주의 보수 기독교 기반의 트럼프 일가와 같은 종교적 지향점 아래 약 5년 전부터 한미 양국에서 깊은 우정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식 초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취임식 얘기는 특별하게 연락받은 바 없다”면서도 “정부 사절단이 꾸려지는 대로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미국에서 유통사업과 제조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이마트 미국 법인의 지주회사 ‘PKRH(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9년엔 ‘뉴시즌스마켓’ 지분을 100% 인수했다. 현재 산하에 5개 브랜드 5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레곤 공장에서는 연간 200만팩의 냉동·냉장 가공식품을 제조해 미국 내 트레이더조, 코스트코, 크로거 등에 납품한다.
허영인 회장도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취임식에 참석한다. 이번 초청은 한·미 경제 협력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한미동맹친선협회’가 허 회장을 추천해 이뤄졌다. 허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에 진출해 현재 약 2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Texas)주 벌리슨시(City of Burleson)에 1억6000만 달러 투자 규모의 현지 제빵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계열사 SPC삼립은 호빵·크림빵·약과 등 K푸드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SPC그룹은 배스킨라빈스·던킨·쉐이크쉑 등 미국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하고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은 취임식 참석 후 한국 경제에 관심이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두 차례 만남을 가진 ‘최다 접촉 총수’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