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N수생들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라 주장하면서 터무니없이 비싼 고가 피부미용이나 시력교정 시술을 유도하는 과잉진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국소비자원이 경고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A씨는 고3 딸과 함께 수험생 20∼30% 할인 이벤트를 한다는 유명 피부과를 찾았다. 피부과가 5차례 진행하는 피부미용 시술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진단해 A씨는 420만원을 결제했다.

A씨는 값 비싼 상품이라고 생각해 주저했지만, 딸이 “내가 돈을 보태겠다”며 울먹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었다고 했다.

그러나 2차례 시술받은 뒤 딸은 피부 상태가 오히려 악화했다. 환불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2차례 시술 비용을 정상가로 책정한 뒤 나머지를 환불해줬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2차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부산 수영구에 사는 N수생 B군은 최근 다른 피부과를 찾았다가 5차례 피부미용 시술을 받으려면 280만원이 든다는 견적서를 받았다.

B군 부모는 이 비용이 과하다고 생각해 아들에게 1차례 시술받는 데 5만원짜리 단골 피부과를 이용하라고 했다.

부산 동래구에 거주하는 고3 C양은 최근 시력교정을 위해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하는 부산진구와 해운대구에 있는 유명 안과를 찾았다. 이 안과는 C양에 500만원대 비용이 드는 렌즈 삽입술이 최선이라는 권유를 받았다.

C양은 비용이 200만∼300만원대인 라식이나 라섹 시술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의료진 말에 렌즈 삽입술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다른 안과에서 라식 시술로 충분히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해운대구에 사는 고3 D군도 최근 부산 시내 유명 안과 2곳에서 시력 교정을 위해서는 500만원대 렌즈 삽입술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부산진구에 있는 다른 안과에서 라섹으로도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도 “해마다 수험생 할인을 미끼로 한 바가지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된다”면서 “합리적인 제안인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