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서울 노원점이 전면 리뉴얼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리뉴얼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진행되면 일부 매장 운영이 중단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연내 착수하기로 했던 노원점 리뉴얼을 내년 하반기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2022년부터 추진 중인 '8대 점포 리뉴얼 계획'의 일환이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각종 학교와 대단지 아파트,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밀집한 노원구에 위치해 강북 상권의 대표 유통 시설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지하1층 식품관./연합뉴스

당초 롯데백화점은 노원점을 프리미엄 식품관 중심으로 재단장한다는 계획이었다. 먹거리로 발길을 끌어 패션, 뷰티, 명품 판매까지 유도하는 전략이다. 롯데는 앞서 지난해 12월 인천점, 올해 4월 수원점에 고급 식품관을 들이며 모객에 성공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이 고심 끝에 노원점 리뉴얼을 미룬 건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원점은 2023년 기준 43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국 백화점 매출 26위, 롯데백화점 매출 7위 점포에 해당한다.

백화점 업계 전반이 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긴 하지만 롯데의 실적은 경쟁사와 대비해도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감소한 1520억원이었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7.6% 감소한 2805억원, 현대백화점은 19.5% 감소한 1117억원이었다.

최근 다른 점포의 리뉴얼이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은 중장기성장동력으로 대형쇼핑몰인 타임빌라스를 낙점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수원점을 타임빌라스라는 새 이름으로 재오픈했고, 대구와 인천 송도에 타임빌라스를 개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리뉴얼엔 적지 않은 돈이 드는데 현재 롯데 일부 계열사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점포 리뉴얼 문제가 다른 계열사와 연계되는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노원점에 대해 리뉴얼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나 시행 시기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식품관 리뉴얼은 연내 착수가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7층과 8층 나이키 매장 등을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롯데백화점 노원점 전면 리뉴얼은 프리미엄 식품관 조성이 목표라 7·8층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