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지속되면서 면세업계 경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이 폭등해 내국인 소비 직격탄을 맞았다. 상황이 장기화하면 방한 관광객도 감소할 수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업계는 고환율(원화 약세)에 따른 매출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40원을 넘는 등 1400원대에 고착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폭등하면 내국인들에 달러 기준 가격으로 결제를 받는 면세점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문교대의식을 관람하고 있다./뉴스1

이런 상황 속에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방한 외국인 수마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한국 면세점 물건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수 있지만, 이런 이점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한국에 대해 여행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영국 외무부는 주한 대사관을 통해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 수준을 4단계 중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한국 여행 자제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한국 여행시 조심할 것", "집회를 피할 것" 등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외무부도 한국 여행에 대해 "방문 필요성을 검토해 보라"고 공지했다.

실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이후인 4일부터 8일까지 롯데면세점(본점 기준)을 찾는 방문객 수는 전주 대비 6%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6%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같은 기간 개별관광객 매출은 전주 대비 3% 증가했지만,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매출을 포함하면 30% 감소했다.

면세 업황은 부진이 이어지던 터라 상황 악화에 따른 타격은 더 크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들의 내·외국인 합계 매출은 약 1조1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합계 매출액인 1조3300억원보다 16.4% 감소한 수치다.

다이궁 매출이 급감한 데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패턴 변화로 올리브영이나 편의점 등으로 소비처가 다변화하면서 면세점은 예전의 영광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진 장기화 조짐에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올해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특히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국내 면세점 매출 합계는 약 11조95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 매출은 다소 웃도는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연말 탄핵 정국으로 이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400원을 넘는 경우 달러화로 물건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면세점은 국내 고객들에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국 혼란이 지속될 경우 방한 관광객 수도 지속해서 줄어들 텐데 내년에 더 깊은 수렁에 빠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