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을 만드는 샤르도네·피노 누아·피노뮈니에 포도 품종과 비율에 따라 느끼는 맛과 향은 천차만별이에요.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도 다 다르죠. 세상에 틀리거나 나쁜 샴페인은 없어요. 단지 본인 취향에 딱 맞는 샴페인이 있을 뿐이죠.”

지난 2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 지하 1층 와인 전문매장 ‘와인클럽’에 마련된 와인 랩(Wine lab). 현장에서 와인 클래스를 진행한 소믈리에 김용준(33)씨는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고 부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수업에서 시음한 샴페인은 총 6개다. 포도 품종별로 배합한 비율은 제각각이었다. 각 샴페인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김씨는 수강생들에게 시음한 샴페인 중 어떤 게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 각자의 샴페인 취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던진 질문이었다.

지난 2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지하 1층에 있는 와인클럽 내 와인 랩(Wine lab)에서 와인 클래스를 진행했다. 이번 와인 클래스 주제는 샴페인이었다. /민영빈 기자

550평에 달하는 와인클럽은 와인을 포함해 위스키, 수입 맥주 등 7000여 종의 주류를 파는 전문매장이다. 와인 랩은 이 와인클럽 매장 안쪽에 있다. 주로 무료 와인 클래스를 진행하거나 사과·체리·호두·솔잎 등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향을 맡아보는 아로마(Aroma) 체험 공간으로 사용된다.

와인 클래스는 공식 인스타그램 신청을 통해 수강생을 모집한다. 한 달에 4번 정도 진행되는데, 클래스 하나당 수강생 6~10명의 신청을 받는다. 와인 클래스에 참여하면 직접 맛본 와인을 특가에 구매할 수 있다. 소믈리에의 설명을 들으면서 본인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은 만큼,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날 와인 클래스 주제는 샴페인이었다. 크리스마스·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많아지면서 샴페인 수요가 많아지자 이를 수업에 반영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L&B(엘앤비)가 운영하는 ‘와인앤모어’나 이마트 와인장터 매장 등에서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사는 고객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소셜미디어(SNS)에도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 등이 해시태그로 자주 언급된 만큼, 이번 수업은 샴페인 클래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스타필드 하남 지하 1층 와인 랩에서 진행된 와인 클래스에서 소믈리에 김용준(33)씨가 샴페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설명이 끝난 뒤 해당 샴페인을 시음할 수 있도록 개인 잔에 따라주면 마셔보면서 자유롭게 본인의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민영빈 기자

이날 클래스에 사용된 샴페인은 6종이다. ▲앙드레 끌루에 드림 빈티지 2014 ▲샤를드 드 까자노브 밀레짐 2016 ▲델라모뜨 브뤼 ▲브리몽꾸르 브뤼 밀레짐 2009 ▲브리몽꾸르 엑스트라 브뤼 그랑크뤼 ▲앙드레 끌루에 로제 등이 순서대로 나왔다. 이후 소믈리에의 설명을 듣고 시음하면서 각 샴페인의 맛과 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소믈리에가 “어느 게 더 마음에 드냐”고 묻자 수강생들은 “처음에 먹은 샴페인보다 세 번째로 먹은 샴페인이 입맛에 더 맞는 것 같다”, “적포도인 피노 누아가 아예 안 섞인 청포도 샤르도네 100% 샴페인이 내 취향에 가깝다” 등 생각을 전했다.

이날 함께 수강한 고아라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요즘은 특정 국가·지역 와인에 대한 선호도 보다 내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는 추세”라며 “와인이 겉보기엔 어려워 보이지만, 하루 정도 수업을 통해 견문도 넓히고 본인 취향인 ‘인생 와인’을 찾을 수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라고 했다.

지난 25일 와인 클래스에서 시음한 6종의 샴페인. 오른쪽부터 앙드레 끌루에 드림 빈티지 2014, 샤를드 드 까자노브 밀레짐 2016, 델라모뜨 브뤼, 브리몽꾸르 브뤼 밀레짐 2009, 브리몽꾸르 엑스트라 브뤼 그랑크뤼, 앙드레 끌루에 로제 순이다. /민영빈 기자

이마트가 이 같은 고객 체험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와인에 대한 고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와인장터 매출은 지난 2021년 하반기 와인장터 매출보다 약 2.5% 증가했다.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와인 수요가 최대치였던 때다. 올해 와인 추석 명절 선물 세트 매출도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대비 9%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 때 부흥했던 와인 시장이 이제는 성숙기에 들어온 것”이라며 “한동안 감소 추세였던 와인 구매객들이 올해 5월 이후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1만원대 저가 와인으로 입문했던 고객들이 애호가가 되면서 와인 클래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