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원대 미정산·미환불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모기업 큐텐그룹의 자회사인 큐텐 테크놀로지 임직원들이 24일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큐텐 테크놀로지는 큐텐그룹의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 자회사다. 티메프의 자금 운용을 비롯한 재무 관리를 맡아 왔다.

큐텐 테크놀로지 임직원들이 단체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큐텐테크놀로지 임직원들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에 대해 첫 단체 민사소송 접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큐텐 테크놀로지 임직원 23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단체 민사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직원 23명은 현재 큐텐 테크놀로지에서 퇴직한 상태다. 퇴직 후 수일이 지났음에도 임금·퇴직금·미사용 연차 등 임금 관련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들이 받지 못한 피해 금액은 9억8000만원에 달한다. 큐텐 테크놀로지의 임직원 수가 수백 명에 이르는 만큼 향후 피해 금액과 소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큐텐 테크놀로지는 지난 15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휴업에 돌입한다고 공지했다. 지속적인 그룹사 경영 악화로 서비스(인건비) 비용을 지급하지 못해 임직원의 임금 체불이 계속되자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렸다는 게 큐텐 테크놀로지 측의 입장이었다. 실제 큐텐 테크놀로지는 8·9월 임직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임직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측에 임금·퇴직금·미사용 연차 보상금 등 지급을 요구하는 단체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며 “큐텐 테크놀로지는 즉각적으로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고, 연체된 4대 보험료를 신속히 납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4대 보험료마저 회사 연체로 미납되자,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와중에도 회사가 뚜렷한 계획을 제시하거나 명확한 약속 없이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며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라는 약자의 입장을 이용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없게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티메프는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회생법원에 매각 주간사로 EY한영을 요청해 승인을 받은 상태다. 매각 절차는 ‘스토킹호스(인수 예정자를 선정하고 공개 경쟁 입찰을 병행)’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티메프는 내달 8일까지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고 오는 12월 20일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