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2시 경기 양평 ‘두물머리 러쉬’. 4개 동으로 이뤄진 공간은 ‘제3회 러쉬 아트페어’를 위한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유리창으로 스며든 가을 햇볕이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해양 환경 보호를 주제로 그린 미술 작품들과 어우러졌다.

이날 특별전에는 발달장애 예술가들도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의 손끝에서 나온 고래, 수달, 거북이, 산호초 등 바다 생물들은 각자 상상력이 더해져 캔버스에 자유롭게 펼쳐졌다. 양평 지역 주민 등 초대를 받은 관람객들도 전시가 ‘뜻밖의 행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일 관람객들이 양평 두물머리 러쉬에서 열린 제3회 러쉬 아트페어 전시를 보고 있다. /최효정 기자

러쉬코리아는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일대에 ‘두물머리 러쉬’를 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개관을 기념해 오는 27일까지 제3회 러쉬 아트페어 ‘바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별전을 이곳에서 연다. 특별전에는 79명의 작가가 157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러쉬는 환경보전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아 제품 포장에도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한다. 주로 수제로 자연 원물을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 러쉬 아트페어는 브랜드 신념인 ‘인권, 환경, 동물’을 바탕으로 각 러쉬 매장 등에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팝업 갤러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2022년 ‘예술에 편견은 없다’라는 테마로 첫 개최 후 작년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자생 식물 보호 주제로 이어졌다.

이번 러쉬 아트페어는 기후 위기, 넘쳐나는 해양 쓰레기, 무분별한 해양 동물 포획 등으로 위협받고 파괴되고 있는 해양 생태계를 다뤘다. 전국의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직접 해양을 지키기 위해 연구하고 활동하는 고래연구소 및 해양 기관 등을 통해 교육을 받거나 혹은 그 연구 자료를 보고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을 전시한다.

두물머리 특별전에 작품을 전시한 김다호 작가는 “자연과 여행을 통해 눈에 담은 것들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걸 좋아한다”며 “그런 기억들을 작품으로 표현해 특별전에 선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양평 두물머리 러쉬에서 개최된 제3회 러쉬 아트페어.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해양보호를 주제로 그린 작품들. /최효정 기자

두물머리 러쉬는 향후 러쉬의 브랜드 허브가 될 공간이다. 러쉬가 브랜드의 상징이 될 공간을 서울이 아닌 두물머리를 선택한 것은 환경 보전과 상생이라는 기업 철학에 따른 행보다. 여타 뷰티 브랜드들은 서울에 팝업 스토어(임시매장)를 주로 설치하는데 이는 폐기물 등 환경 오염 문제가 지적된다.

러쉬는 두물머리 러쉬를 통해 러쉬가 지키고 있는 환경과 상생 등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다. 건축과 인테리어에도 재활용 플라스틱과 식물 등 지속 가능한 자원을 활용했다. 테마별로 ▲캠페인 하우스 ▲아츠 하우스 ▲해피 하우스 ▲커뮤니티 하우스 등 4개 동으로 구성됐다.

러쉬코리아는 캠페인 하우스 및 아츠 하우스를 통해서는 ‘고 네이키드’ 및 ‘러쉬 아트페어’ 등 연간 캠페인을 진행한다. 해피 하우스에서는 양평에 거주하는 지역민 및 상인들과 함께 스토어와 협업 공간을 구성하고, 양평 지역 작가들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전시 및 클래스 공간으로 활용, 지역 일자리를 창출과 로컬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 가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젬마 러쉬코리아 부사장은 “러쉬코리아가 브랜드들의 팝업 성지로 불리는 성수, 한남동 등이 아닌 양평에 ‘두물머리 러쉬’를 마련한 것은 환경 보전을 기반에 둔 러쉬의 기업 및 브랜드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물머리 러쉬가 양평지역 환경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은 물론 지역민 일자리 제공, 작가 지원 등 지역 상생을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의 창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